잘나가던 주유소·찜질방의 굴욕 고유가 속 경매시장서도 ‘찬밥’
기름값 급등으로 인해 주유소는 물론, 사우나, 찜질방 등 유류비가 부담되는 업종의 시설물이 줄줄이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
18일 도내 부동산 경매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름값 급등과 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주유소, 사우나, 찜질방 등이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으나 유찰이 잇따르는 등 외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A스파랜드는 18일 수원지방법원 경매7계에서 진행된 경매에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이날 경매 최저가는 감정가 40억원의 21%수준인 8억3천886만1천원이었으며 이날 유찰됨에 따라 최저가는 6억7천108만8천800원으로 더 떨어졌다.
지난 2010년 7월께 폐업한 이곳은 지난해 9월 첫 경매가 진행됐지만, 매번 매입을 원하는 이가 없어 이날까지 무려 8차례나 유찰됐다.
인근 성복동의 B한증막사우나도 지난해 11월 첫 경매 이후로 5차례 유찰돼 경매 최저가가 감정가의 41%인 9억4천617만6천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들 시설은 대부분 아파트단지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상업여건이 좋은 편이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목욕시설의 경우 일반인이 진출하기가 어렵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려면 내부 인테리어를 전부 다시 해야 하는 등 초기투입비용이 다른 시설에 비해 크다는 특성 탓에 유찰이 잦다”고 말했다. 주유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최근 경기지역에서만 10여개의 주유소가 경매시장에 나왔다.
감정가 35억여원의 성남시 중원구 C주유소는 법원경매에서 4차례 유찰돼 경매 최저가가 14억원까지 떨어졌다.
고양시 일산동구 D주유소(감정가 67억원)도 1차례 유찰돼 경매가격이 47억원으로 낮아졌으나 낙찰자를 찾기가 여유치 않은 상황이다.
안성시 삼죽면의 E주유소도 감정가가 40억원에서 현재 2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주유소업계는 기름값 급등으로 차량 이용자들이 줄어든데다 업체가 난립하면서 경매로 나오는 주유소가 속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소업계 한 관계자는 “기름값 폭등에다 업체가 난립하다보니 문을 닫는 주유소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알뜰 주유소까지 등장해 일반 주유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호·박성훈 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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