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10년만에 인삼 새품종 개발한 농진청 인삼과 차선우 과장
“육종방법도 어렵고 자원도 부족한 인삼 연구에 매진한 끝에 10년만에 새품종을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얼마 전 농촌진흥청이 10여년의 연구 끝에 인삼 새품종 ‘천량(Cheonryang)’을 개발해 화제가 됐다.
지난 2002년 한국담배인삼공사(KT&G) 민영화로 농진청이 인삼 육종·재배·토양, 병해충 연구 분야를 이관받아 새품종 개발에 노력한 끝에 얻은 땀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국산 인삼 개발 품종은 한국인삼공사에서 민영화 이전에 육종한 9품종이 전부였다.
그 결실 뒤에는 차선우 농진청 인삼과장이 있었다.
지난 1986년 농진청에 들어와 옥수수 육종을 담당해 오던 차 과장은 10년 전 인삼 분야의 농진청 이관으로 인삼과 연을 맺게 됐다.
차 과장은 “인삼이 옥수수보다 품종개발, 종자 생산 등 모든 면에서 몇 배는 더 힘들어 초반에는 많은 고생을 했다”며 “육종연구실의 직원들과 지자체, 연구기관, 농업기술센터 등의 협력이 없었으면 천량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인삼은 한 세대가 1년인 대부분의 식물과 달리 4년이라 품종 개발이 4배 이상 더 어렵다. 또 인공교배시 종자 증식률이 옥수수는 150~300배인데 반해 인삼은 10배밖에 되지 않는다.
차 과장과 연구진은 새로 공부하는 자세로 전문가 초청 세미나와 해외 유전자원 수립, 각계 의견 수렴에 노력을 기울였다.
또 연구진은 전국 각지에서 1천여점의 인삼 유전자원을 수집해 그 중 우량 계통을 집중적으로 선발하고, 또 선발된 우량 계통으로 수차례 지역적응시험을 거친 끝에 ‘천량’을 최종 선발했다.
‘천량’은 기존 품종에 비해 수량이 10% 정도 많고 인삼 생육을 위축시키는 염류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며 고온에도 잘 견디는 등 품질이 좋아 기후 변화에도 적응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품종은 종자생산체계를 거쳐 종자를 확보한 뒤 오는 2014년부터 우수 농가와 시·군농업기술센터 등에 우선 보급될 예정이다.
차 과장은 “온난화 등 재배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현재 인삼 품종의 90%가 재래종에 의존하고 있어 인삼재배 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새 품종의 보급률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천량’은 재산, 재물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라며 “인삼의 다수확과 안정 생산으로 이름대로 농가소득을 올리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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