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가 가장 싼데… 판매가는 ℓ당 2천61.61원 ‘최고’
정유사별 휘발유 공급가격이 가장 저렴한 SK에너지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주유소의 판매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름값 ‘고공행진’를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석유유통업계는 해외수출 증가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SK에너지가 국내 소비자를 외면하고 직영 주유소를 중심으로 가격을 낮추지 않는 이른바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4일 SK에너지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판매가격은 2천61.61원으로 GS칼텍스 2천60.49원, S-OIL 2천44.68원, 현대오일뱅크 2천41.81원보다 비쌌다.
더욱이 NH-OIL(2천23.49원)과 무풀주유소(2천23.46원) 보다 40원 가까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3월 3주차 정유사별 보통휘발유 리터당 평균 공급가격은 SK에너지가 1천944.40원으로 1천975.91원에 공급된 GS칼텍스보다 약 30원 저렴했다. 또 S-OIL과 현대오일뱅크의 리터당 보통휘발유 공급가는 각각 1천965.16원과 1천966.60원으로 확인되는 등 평균적으로 다른 정유사에 비해 SK에너지 주유소가 가장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받아 가장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SK에너지가 해외수출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 국내 시장의 거래처가 줄어들더라도 현재 가격을 고수하는 정책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과거 자동차업계에서 수출 차량에 각종 옵션을 장착하고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국내 내수용 차량에는 소홀했던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SK 직영 주유소들이 가격을 높게 책정해 주변 자영 주유소들의 가격 인하를 억제하는 것은 업계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을 배려하는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회사 정책에 따라 정해진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뿐 주유소 가격 결정에는 정유사가 직접 관여하는 일이 없다”며 “주유소 가격은 공급가에 임대료와 운영비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SK 주유소가 집중돼 타 정유사 주유소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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