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수원천, 열 청계천 안 부러운 새로운 관광명소로 재탄생

‘열린 물길! 수원천이 110만 수원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수원천이 새로운 도심 속 관광명소로 재탄생해 시민들 곁으로 돌아왔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 복개되던 수원천은 시민운동을 계기로 복개가 아닌 생태형 하천으로 복원되며 서울시 청계천을 뛰어넘는 도심 속 수변 관광지로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수원천은 거버넌스 기반의 하천관리 및 운영체계를 바탕으로 하천 모니터링과 환경정화활동, 하천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시민참여를 통해 지속 가능한 하천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수원천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함께 수원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발돋움, 최근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천

수원은 그 지명에 나타나 있듯 물이 풍부해 하천과 저수지가 발달한 물과 관련이 깊은 도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광교산을 발원지로 수원 도심인 장안구와 권선구, 팔달구를 걸쳐 흐르는 대표적 도시형 하천인 수원천이 자리 잡고 있다.

 

더욱이 수원천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연관이 깊은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하천이다.

이는 수원화성이 수원천의 자연적 조건을 고려해 만든 최초의 환경계획도시라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수원화성은 수원천을 가로지르며 지나갈 때 화홍문과 남수문, 방화수류정과 같은 뛰어난 부속건축물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건축이 되기도 했다.

 

또 수원팔경 중 사경(광교적설, 화홍관창, 용지대월, 남제장유)이 수원천과 관련돼 있는 등 수원천은 수원화성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또 하나의 자연문화재임 셈이다.

 

◇복개가 아닌 복원

하지만, 이러한 수원천이 지난 1970~1980년대 산업화 등을 거치면서 자연생태하천으로의 기능을 상실,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자 수원천 복개사업이 1990년부터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는 도심 속 교통난 해소와 하천 주변 상인들의 경기활성화를 위한 조치였으며, 남수문 직하류 780m 구간이 복개돼 도로와 주차장으로 이용됐다.

 

그러나 수원천 일부 구간 복개로 인한 환경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복개중지를 위한 시민운동이 1995년부터 전개됐다.

 

이는 복개구조물에 의해 수원천의 생태축 단절과 하천의 물길이 닫혔고, 수질오염 악화와 악취가 발생하면서 수원천의 자연문화재적 가치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하자 도심하천의 복원과 문화재 보존에 대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고, 15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수원천되살리기 시민운동본부’를 발족했다.

 

약 6개월에 걸친 시민단체의 반대운동 결과, 수원시는 수원천 복개를 철회하는 뜻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수원천 복개사업이 중지됐고, 시는 시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옛 모습 그대로의 자연형 하천으로 수원천을 재조성키로 결정, 상류부터 폭 30m, 길이 1.2㎞ 구간에 걸쳐 복원사업이 계획됐다.

 

◇우여곡절 끝 복원 완성

고려개발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시공을 맡은 수원천 복원사업은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준공,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당초 해당 공사는 설계시공일괄입찰방식이었지만 수원시 및 시민의 친황경적인 의견을 적극 반영키 위해 보다 낳은 친황경 공법을 도입, 수십차례의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특히 공사기간 중 기상이변에 의한 잦은 집중호우로 하상침수, 상류부의 광교저수지 방류 등으로 연속작업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주변 공구상가와 재래시장이 위치, 상인 및 주민들의 극심한 민원제기로 공사에 큰 어려움도 발생했다.

이같은 작업여건 악화로 인해 고려개발과 하도급을 맺은 지역업체가 공사를 포기를 선언, 공사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고려개발측은 직영공사로 전환, 공사를 벌이던 도중 회사가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되면서 공사중단 사태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업체 설득작업 및 적극적인 공사 재개 요청, 수원시의 협조(직불) 등 수원시의 고려개발측의 적극적인 공사 마무리 의지를 통해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내 현재 많은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자연형 하천으로

시민들은 단절된 생태계 연결로 확보를 통한 자연생태 복원과 복개구간 철거로 남수문 복원 기틀을 마련돼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옛 모습을 찾기를 바랐다.

여기에 홍수위 여유고 부족 및 기존축대벽 강도저하로 인한 하천 위험요소 제거와 복원 후 친수 및 휴식공간이 조성되면 인근 상권이 활성화된다는 점도 복개구간 재복원사업에 탄력을 불어넣었다.

 

이에 수원시는 1단계 사업으로 수원천 상류라 할 수 있는 경기교부터 매향교까지 폭 30m의 2.3㎞ 구간에 대한 복원사업을 진행했으며, 2단계 사업으로는 매향교부터 경부철교 3.5㎞ 구간을 2001년 복원 완료했다.

특히 이 복원 사업으로 기존 콘크리트 저수로는 사라지고 자연석을 활용한 자연하천이 조성됐으며, 둔치 역시 시민들이 즐겨 찾는 친수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또 저수로 일부 구간에는 호박돌과 자갈을 깐 여울이 만들어져 수질의 자연정화기능 향상과 맑은 하천의 이미지를 높였다.

하지만, 가장 주요했던 성과는 시민에게 도심 하천에 대한 의식전환을 가져온 것으로, 수원의 주요하천 정비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제시됐다는 것이었다.

 

▲청계천 열 안 부러운 수원천

수원천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매교~지동교 780m 구간에 대해 기존 구조물을 철거하고 신설교량 9개소를 설치하는 등의 하천복원 사업을 진행, 오는 21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여년간 이어져 온 수원천 복원사업이 완벽하게 마무리되는 것으로, 복원된 수원천에는 지동교와 구천교, 매교, 수원교 등 5개 차량통행용 교량과 지동시장교, 영동시장교, 구천보도교, 세월교 등 3개 보행용 교량이 설치됐다.

 

또 하천에는 분수와 징검다리도 조성됐으며 하천변과 교각에는 이벤트 광장과 생태습지, 공원 등이 자리를 잡아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을 예정이다.

특히 21~22일 이틀간은 수원천 복원기념으로 ‘제6회 수원천 튤립축제’와 연계한 즐거운 준공식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준공식에서는 자전거 퍼레이드와 아줌마 합창단, 수원천 옛 사진전, 생태사진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시민 품으로 돌아간 수원천의 재탄생을 축하한다.

여기에 지난 1796년(정조 20년) 건축된 후 1922년 대홍수로 유실된 군사시설 남수문이 5월께 복원 완료되면 수원천은 명실상부 옛 모습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뽐내게 될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천 복원사업이 완료되면 하천 본래의 생태환경 복원은 물론, 홍수예방과 인근 전통시장과 연계한 수원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철·안영국기자ang@kyeonggi.com

 


<인터뷰> 염태영 수원시장 "자연형 생태하천 복원 행복합니다"

 

“110만 수원시민의 염원이었던 수원천 복원을 환영합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오는 21일 준공식을 갖고 새롭게 탄생하는 수원천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나타냈다.

 

그도 그럴 것이 염 시장은 시장직을 맡기 오래전인 1994년부터 시민환경운동을 전개하며 수원천 복원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기 때문이다.

다음은 염 시장과의 일문일답.

 

-수원천의 복원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수원시민이라면 누구나 수원천과 관련된 어릴 적 일화를 한 토막씩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초등학생 시절 미술 사생대회를 위해 수원천을 자주 찾았다. 장소는 대개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등이었다. 그곳을 찾아가려면 꼭 화홍문 앞 수원천을 건너가야 했다. 특히 그림을 그리고 나면 물이 맑고 그리 깊지 않아 신발을 벗고 들어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친구들과 뛰어놀았다. 수원천 전 구간이 시민께 공개돼 광교 입구부터 세류동 끝까지 수원천변 오솔길을 따라 상큼하게 수변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어린 시절 동심을 되찾은 듯 행복하다.

 

-수원천 복원운동에도 앞장섰다

▲30대 중반, 잘 다니던 삼성을 퇴직하고 1994년부터 시민환경 운동단체인 수원환경운동센터를 창립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수원천 복개공사 반대운동을 벌였다. 복개를 막고자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한 ‘수원천되살리기시민운동본부’를 만들었고 사무국장을 맡았다. 마침 그 해(1996년)는 수원화성 축성 200주년 되는 해였기에 더욱 좋은 기회였고, 치열한 여론 쟁론결과 복개중단과 복원사업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는 서울의 청계천 복원보다 무려 10년 가까이 앞선 성공사례였다.

 

-수원천이 청계천이 다른 점이 있다면

▲‘대리석으로 치장된 길게 누운 어항’이라 일컬어지는 청계천보다는 수초와 물고기가 한데 어우러지는 수원천이 훨씬 더 자연형 도심 수변공간에 알맞다고 생각한다. 초기 너무 많은 상징과 연출, 이벤트 공간을 지양하고 자연형 생태하천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정온성을 부각시킨 수원천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함께 지역 관광 인프라 활성에 크게 이바지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안영국기자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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