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보냈더니 벌레들만 살판났네

경기농기원, 예년보다 기온 올라 생존율↑… 이달 중 알집 제거 소각해야

따뜻했던 지난 겨울날씨 탓에 경기지역 과수농가들이 봄철 월동해충 발생에 비상이 걸렸다.

 

2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월동해충은 거친 나무껍질이나 틈에서 월동하다가 봄철 새순이 나오거나 꽃이 피는 시기부터 피해를 주기 시작한다.

 

피해가 우려되는 해충은 화성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발견된 포도녹응애를 비롯해 사과, 배, 포도나무 등에 발생하는 응애류, 진딧물류, 꼬마배나무이, 나방류, 꽃매미 등이다.

 

특히 올봄에는 지난해 겨울 기온이 높아 더 많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철 온도가 높아 월동 전 해충수가 증가한데다 겨울철 기온도 평년보다 오르면서 월동 후 생존율까지 높아져 해충의 발생량이 종류에 따라 수십배까지 많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충의 월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1월의 올해 평균기온은 -3.2℃로 전년보다 무려 4.3℃ 증가했다.

 

이 가운데 꽃매미는 전년대비 월동알의 부화율이 8.3% 증가해 경기남부지역 야산에 근접한 포도밭을 중심으로 피해가 예상된다. 올해 꽃매미가 알에서 깨어나는 시기는 5월 상·중순이 될 것이라는 것이 농기원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농기원은 봄철 과수와 채소 병해충의 예찰과 방제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농기원은 꽃매미 방제를 위해서는 알에서 깨어나기 전인 4월 하순까지 알덩어리를 제거해 불에 태우고 2차적으로 어린벌레가 90%정도 깨어나는 6월 상순에 적용약제를 살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꼬마배나무이는 배나무껍질 밑 성충의 발생정도에 따라 기계유유제 살포를 결정해야 하며 응애류의 경우 사과, 배나무 등에서 작년보다 발생밀도가 높으므로 가지를 잘라주고 거친 껍질을 벗긴 다음 기계유유제를 살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방류 해충의 월동밀도도 작년에 비해 높기 때문에 월동을 마친 어린벌레가 활동을 시작하는 개화 전에 적용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올해는 각종 월동해충의 발생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충 발생량이 높아졌더라도 이시기에 해충의 발생량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방제하면 방제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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