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말하다] 한국의 먹거리로 대륙을 사로잡기

신라면 초코파이,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각각 38%, 27%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의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대륙의 식품시장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의 농수산 식품 증가율이 22.8%로 같은 기간 전체 수입증가율인 15.8%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중국인들 사이에서 도시화와 서구화 된 식습관이 확산되면서 제과제빵류, 낙농품, 알콜ㆍ음료 등 가공식품 중심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미가공식품을 즐겨먹었던 중국인들의 식품소비 문화가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K-POP과 드라마를 통해 한류 열풍이 불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불고기, 김치, 신라면 등의 한국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중FTA 협상이 거론되는 앞으로 모든 방면의 교역 증가가 기대되는만큼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식품으로 대륙을 사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 한국음식 좋아요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음식이 경쟁국가 식품에 비해 품질, 맛, 디자인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무역협회가 362명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중국인의 한국식품에 대한 인식’ 분석자료를 보면 한국식품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59.2%를 차지했다.

 

한국식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은 품질(위생)과 디자인에 대한 만족도가 브랜드에 비해 높은 것으로 답했으며, 이같은 장점이 경쟁국 식품과 비교했을 때 한국 식품의 강점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협회 측은 전했다.

 

연령별 만족도는 29세 미만의 젊은층이 60.1%, 30세 이상의 장년층이 57.9%로 두 연령층 모두 품질과 디자인 분야를 높이 평가했다.

 

다만 젊은층과 장년층의 한국음식 평가순위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젊은층은 맛, 디자인, 품질 순으로 만족도가 높은 반면 장년층은 품질, 디자인, 맛 순으로 한국음식에 대한 의견을 내비췄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한국식품에 대한 정보를 지인, 신문ㆍ잡지, TV를 통해 접하고 있었으며 이같은 정보를 통해 품질, 맛, 가격 순으로 고려해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협회는 분석했다.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중국시장에서 유망한 한국식품은 육류ㆍ해산물이 15.3%로 가장 높았고 건강식품, 소스류, 제과제빵류, 면류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제과제빵류와 면류의 구매경험율이 각각 17.8%, 15.4%로 높아 중국에 진출한 한국 식품기업이 향후 중국시장에서 환영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라면, 쵸코파이가 대세!

 

까르푸, 월마트 등 중국의 대형마트는 물론 작은 상점에서도 한국 식품이 대륙의 먹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35g의 외교관’이라 불리는 초코파이는 중국 대륙에서 신화를 창조했다. 초코파이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각각 38%, 2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 때문에 오리온이 지난 1997년 중국 현지에서 초코파이를 생산하지 15년만에 1천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한국 과자의 힘과 ‘情’이라는 한국 이미지를 알렸다.

 

신라면도 예외는 아니다. 대만계 중국 최대 라면업체인 ‘康師傅 (강사부)’가 점령한 중국 라면시장을 뒤흔든 주인공이기 신라면이기 때문이다.

 

농심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신라면의 가격은 한국보다 약 2배 정도 비싸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신라면과 더불어 육개장, 안성탕면, 너구리 등 농심 라면이 안전한 프리미엄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어 재구매율이 높다.

 

이에 따라 농심은 우리나라에는 한가지 종류 뿐인 신라면을 기본맛 신라면과 함께 새우맛 신라면까지 개발해 판매해 중국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조미료 다시다도 중국에서 한국식품의 위상을 알리고 있다. 중국에는 최대 식품업체 네슬레가 최근 인수한 매기(Maggi) 조미료가 조미료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다시다가 판매된 이후 베이징 조미료시장의 2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에서 약 300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올렸다.

 

특히 쇠고기 다시다에 이어 닭고기 다시다를 선보이면서 네슬레 계열 타이타이러와 유니레버 계열의 지아러 등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 밖에 중국 편의점에서는 한국 편의점과 비슷하게 농심 신라면과 종가집 맛김치, 오리온 오감자 등 한국 식품들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등 한국 가공식품들이 문화, 콘텐츠와 함께 ‘한류 열풍’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對中 한국식품 수출 늘려야

 

한국 식품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정부도 중국 내륙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대중국 식품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기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 식품의 대중국 수출 확대방안’ 자료를 통해 “ 한국 가공식품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고급 브랜드의 가공식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염색 만두, 가짜 계란 등의 유통으로 중국식품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상황에서 친환경적이고 세련된 제품 디자인 연구 등을 통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수석연구원은 또 “한류 확산으로 한국 전통식자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전통 장류, 건강식품의 마케팅 방안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내 한국 드라마 방영이 증가하면서 한국 가정식 요리에 대한 관심이 확대됨에 따라 고추장, 된자, 막걸리 등 전통 식자재에 대한 잠재 수요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박 수석연구원은 전했다.

 

특히 한국을 여행하는 중국인들이 인삼, 홍삼 엑기스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건강식품에 대한 대중국 수출방안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과 관련, 박 수석연구원은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규모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식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귀국 후에도 한식에 대한 지속적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와 여행사의 협력으로 외국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들을 발굴해 여행상품으로 선보여야 한다” “또 식품관련 온라인 쇼핑몰 구축 사업을 확대해 중국에서도 한국식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연구원은 “식품위생 문제 발생으로 민감해진 중국 소비자들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국 식품의 대중국 수출을 확대를 위해 는 것도 중요하지만 품질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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