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비 때문에 우리아이 치료 포기해야 하나”

복지시설 없어 인천대교 건너 중구까지 원정 1천5백여명 장애인 재활·교육 불편… 건립 시급

“한 달 교통비 70만원 때문에 아들 상태만 더욱 안 좋아졌어요.”

 

인천 중구 영종도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H씨(45·여)는 한 달에 98만원을 지원받아 이중 교통비로만 70여만원을 쓰고 있다.

 

영종도에는 지적장애 2급인 아들(8)을 치료할 수 있는 복지시설이 없어, 인천대교를 건너 중구 장애인 종합복지관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H씨는 교통비를 줄이려고 비슷한 사정에 있는 부모들과 함께 ‘카풀’도 해봤지만, 복지관 말고도 병원에 가야 하는 아들의 일정과 맞질 않아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H씨는 어쩔 수 없이 아들의 복지관 방문 횟수를 줄였고, 결국 아들은 2년 만에 지적장애 3급에서 2급으로 상태가 나빠지고 말았다.

 

H씨는 “장애 인구도 많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입주하게 될 영종도에 장애인 복지시설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교통비가 부담돼 복지관에 가는 횟수를 줄였더니, 결국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영종도에 장애인 복지 시설이 전무, 장애 아동·청소년을 치료 할 수 있는 복지센터 건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중구에 따르면 영종도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지난 2월 말 기준 1천553명으로 이 중 지적·지체·자폐성 등의 장애를 갖고 있어 언어치료나 재활 등 교육이 시급한 장애 아동·청소년은 58명이다.

 

그러나 영종도에는 장애인 복지시설이 단 한 군데도 없어 치료나 교육을 받으려면 내륙의 장애인 복지관까지 가거나, 아니면 아예 이를 포기하고 집에서 스스로 재활을 하는 형편이다.

 

구 관계자는 “현재 영종도에 장애인 관련 복지시설이 없어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영종 하늘 문화센터에 장애인 시설을 만들기 위해 인천시 시설관리공단과 협의 중이며, 이 밖에도 각종 대책을 마련해 주민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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