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보육시설 확충땐 모두 자멸”

100여개 추진에 기존 어린이집들 “심각한 경영난 불보듯” 반발

인천시 연수구가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에 발맞춰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을 늘리려 하자, 기존 어린이집 원장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구에 따르면 정부의 0~2세 무상보육 정책에 의해 기존 총 미취학 아동수의 36% 수준이던 보육수요를 55.19%로 늘린 내용의 ‘2012 연수구 보육시설 수급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1만7천893명의 미취학 아동 중 보육수요는 기존 6천441명에서 9천504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구는 현재 보육시설로는 1천776명의 아동이 다닐 어린이집(정원 20명)이 부족하다고 판단, 옥련1·2동과 연수2동, 동춘2·3동, 송도2동 등에 총 100여개의 어린이집을 확충키로 하고 이날부터 선착순으로 사전 상담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 6일 밤부터 구청 해당 부서 앞에는 수십여명의 신규 어린이집 신청자들이 밤을 지새우는 등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기존 어린이집 원장들은 구청을 찾아와 거칠게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도 상당수 어린이집이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하는 등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데 더 늘어나면 심각한 경영난이 불 보듯 뻔하고, 내년부터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아도 육아수당이 지급되는 만큼 당장 어린이집을 늘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지영 연수구 가정어린이집 연합회장은 “자칫 어린이집이 과공급되어 보육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 모두 자멸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며 “특히 내년에 육아수당까지 지급되면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속출할 텐데, 이에 대한 대책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신규 어린이집은 기존 아파트 내 모든 어린이집이 정원의 92%(18명)가 입소해 있어야 추가로 인가를 내주는 등 대책을 마련한 만큼, 기존 어린이집의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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