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어려우니 카드부터 ‘싹둑’

“허리띠 졸라매자” 1월 40조6천억원 승인… 전월比 8.8% 감소

주부 백모씨(51)는 새해 들어 남편과 함께 사용 중인 신용카드 5개 중 3개를 잘라버렸다.

 

들어오는 수입은 고정적이지만 카드 여러 개를 사용하다보니 쓰는 것이 버는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최근 남편 월급을 제외한 모든 물가가 올라 생활비는 물론 대출 이자 등의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렇다보니 백씨는 매달 큰 액수가 찍힌 여러 장의 신용카드 고지서를 감당할 수 없어 남편과 고민 끝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백씨는 “경기는 살아날 줄 모르는데 딸이 올해 대학에 들어가 살림이 더욱 팍팍해질 것 같다”며 “카드를 없애는 것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 둔화로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는 서민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1월 카드 승인 실적이 전달보다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여신금융협회가 내놓은‘1월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달 카드 승인실적은 전달보다 3조9천억원 감소한 40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 11.2%(4조1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2010년 1월 , 2011년 1월 각각 20.2%, 23.1% 증가율을 기록한 것에 비해서는 증가 추세가 크게 둔화한 것이다.

 

전달보다 카드 승인실적이 줄어든 원인은 12월 연말특수로 인한 기저효과를 비롯해 경기침체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고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여신금융협회는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반 소비와 관련이 없는 공과금 카드납부 실적은 1조6천억원으로 전달보다 54.7 % 증가했지만 서민들의 소비동향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음식점, 인터넷 상거래는 각각 19.3%, 11.7% 감소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경제성장 둔화, 소비위축 등과 함께 카드사의 자산억제 노력으로 신용카드 실적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1억2천214만장으로 경제활동인구 1인당 4.9장, 국민 1인당 2.5장에 달한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