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태극마크 ‘아이언맨’ 평창서 정상의 꿈 이뤘으면…
대회기간 47.5km 질주 ‘강철 체력’으로 4관왕 일궈 세계선수권 출전 오늘 출국
“전국동계체육대회 MVP에 자만하지 않고 한국 바이애슬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이겨내고 묵묵하게 국내 정상을 지켜온 ‘한국 바이애슬론의 간판’ 이인복(28·포천시청)이 이번 ‘93회 전국동계체육대회’를 가장 환하게 빛낸 ‘영웅’으로 우뚝 섰다.
바이애슬론 일반부 개인 20km, 스프린트 10km, 22.5km 계주, 크로스컨트리 일반부 40km 계주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대회 4관왕’에 등극, 이번 전국동계체육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인복이 전국동계체육대회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가 열린 사흘 동안 달린 거리는 자그마치 47.5km에 달한다.
특히 지난 16일에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각각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경기를 소화하며 무려 17.5km를 달려야 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와 ‘산소탱크’ 박지성을 능가한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강철 체력’이 없었다면 결코 이뤄낼 수 없는 일이었다.
특히 이인복은 출전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4관왕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해 냈다.
이처럼 극한의 체력을 선보이며 대회 4관왕을 달성해낸 이인복이 이번 전국동계체육대회 MVP를 수상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는 평가다.
이인복은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게 된 것 같아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묵묵하게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중학교 2학년 시절, 학교 내에서 유일한 운동부였던 바이애슬론 부에 들어가면서 스키와 인연을 맺게 된 이인복은 11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고 있는 ‘한국 바이애슬론의 간판스타’다.
하지만 여전히 ‘동계스포츠의 불모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비인기 종목’인 바이애슬론 선수가 감당해야 하는 설움은 결코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혹독한 시련도 찾아왔다. 지난 2008년에는 어깨를 심하게 다쳐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지난해 3월에는 무릎 연골 치료를 위한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러한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설원 위를 달린 이인복은 지난 2009년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6위를 차지하며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처음으로 세계무대 시상식에 오르더니 지난 2010년 아시아선수권 개인 은메달, 지난 2월 아시아선수권 금1, 동1개를 따내는 등 꾸준히 국제대회를 노크하며 한국 바이애슬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부인과 두살배기 아들 이순원 군과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지 못한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20일 독일행 비행기에 오르는 이인복은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을 향한 결의를 내비쳤다.
이인복은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홈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뛰어보는 것이 오랜 꿈”이라며 “더욱 꾸준하고 성실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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