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런던으로! ③ 한국 공기권총의 간판 이대명
‘스포트라이트’가 비쳤을 때, 그것을 대하는 스포츠 선수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에 부담감을 느끼고 그것을 의식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즐기며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즐길 줄 아는 기질은 흔히 ‘스타성’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지난 10일 경기도종합사격장에서 만난 ‘한국 사격 공기권총의 간판’ 이대명(25·경기도청)은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즐길 줄 아는 ‘스타성’ 넘치는 선수였다. 180cm가 넘는 키에 근육질의 늘씬한 몸매, 쾌활한 미소가 보기 좋은 ‘훈남형 외모’의 이대명은 사진촬영을 하는 기자에게 ‘예쁘게 찍어주세요’라는 농담을 건넬 정도로 쾌활하고 사교성 넘치는 성격이었다. 특히 다양한 포즈를 취해 보이며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은 웬만한 ‘모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스타성’ 넘쳐 보였다.
하지만 훈련이 시작되자 이내 차분하게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며, 한 발씩 사격에 집중하는 모습에서는 ‘한국 사격 공기권총의 간판’다운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젊은 나이에 걸맞은 ‘과감함’과 나이에 맞지 않는 ‘신중함’을 겸비한 선수입니다. 여기에 경기운영까지 노련해 지고 있는 만큼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꼭 좋은 성적을 내리라고 봅니다”
이대명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최광호 감독은 이대명에 대한 높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고3때 국가대표로 발탁된 기대주 세계선수권 등 화려한 입상 경력
올림픽에선 인연 없어 ‘절치부심’ “런던서 반드시 메달 가져오겠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배드민턴 선수로 운동을 시작한 이대명은 중학교 1학년 시절, 사격부가 있는 의정부 신곡중학교로 전학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사격과 인연을 맺게 됐다. 지금도 ‘축구’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는 이대명에게 있어 운동선수의 길은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공부는 잘 못했어도 항상 계주 선수랑 체육부장은 꼭 도맡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워낙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격부를 스스로 찾아가게 됐죠”
이후 사격에 입문한 지 2년 만인 중학교 3학년 시절,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첫 우승 맛을 본 이대명은 이후 열린 각종 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하며 ‘한국 사격의 기대주’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고3 시절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대명은 지난 2010년 세계선수권 금 1·은 1·동 1, 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지난 2011년 세계유니버시아드 ‘3관왕’ 등의 화려한 성적을 거두며 명실상부한 ‘한국사격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국제대회에서의 화려한 입상 경력을 자랑하는 이대명이지만 유독 올림픽에서만은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008년 처음 출전했던 베이징 올림픽 남자공기권총 본선(60발)에서 40발까지 선두를 달리다, 갑작스럽게 실수를 연발하면서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던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것.
때문에 이대명은 대표팀 ‘선배’이자 강력한 ‘라이벌’인 진종오(KT·34)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을 곁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이대명은 “메달이 가까워져 온다는 생각에 평정심을 잃게 되니 결국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더라구요”면서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꼭 좋은 성적을 거두겠습니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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