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평균 1천388원, 3년6개월 만에 최고… 국제유가 강세에 겨울철 수요 증가 탓
안성에 사는 최모씨(53ㆍ여)는 하늘 무서운줄 모르고 치솟는 등유값 때문에 보일러 켜기가 두렵다.
지난주 보일러에 실내 등유 3드럼(1드럼 200ℓ)을 채우니 80만원이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보일러를 최대한 돌리지 않고 기본 생활만해도 80만원 어치 기름으로는 두 달 밖에 난방을 할 수 없다.
최씨는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아끼보려고 당분간 중간방 보일러는 돌리지 않고 두 딸이 한 방에서 생활하도록 했다.
최씨는 “기온은 점점 떨어지고 기름값은 계속 오르니 생활비를 보면 보일러 운전 버튼 누르기가 두렵다”며 “따뜻해지는 4월까지 2드럼은 더 넣어야 하는데 기름값이 내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민 연료’인 실내 등유(백등유) 가격이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면서 서민들이 그 어느 때보나 추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9일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 가격 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8일 현재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실내 등유의 평균 가격은 ℓ당 1천388.13원으로 1천39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9월 ℓ당 1천330원대이던 등유 가격은 10월 1천351.59원, 11월 1천365.43원, 12월 1천371.75 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6일에는 ℓ당 1천368.97 원으로 떨어졌지만 한달 만에 20원 가량 상승하면서 지난 2일에는 1천389.08원까지 치솟았다. 2008년 8월22일(1천397.30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는 국제유가 강세에 동절기 수요 증가가 더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정 실내 난방, 기름 난로 등으로 등유를 사용하는 서민들은 치솟은 등유값에 실내에서 긴 팔 입기, 전기장판 사용 등을 통해 난방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기름값 등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얼어버린 마음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는다.
더욱이 55년만의 한파로 서민들의 보일러 사용횟수가 예년보다 늘어났지만 등유값이 지난해 동절기보다 ℓ당 170원 이상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200ℓ 기준으로 27만6천원 선에 거래 되고있다”며 “국제유가 영향으로 휘발유·경유값이 오른 만큼 등유도 당분간 오름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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