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체전 인천시 피겨 대표 박연준
중2때 쟁쟁한 선배 제치고 대표 발탁
더블악셀 등 5종 트리플 점프 마스터
우아한 스파이럴 표현력은 국내 최고
제93회 전국 동계체육대회 개막을 6일 앞둔 지난 8일 오전 7시30분.
이른 시간이지만 인천시 연수구 동남스포피아 아이스 링크장엔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록 버전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실내온도 영하 8℃의 차가운 공기에도 은반 위에선 여자 피겨 스케이팅 인천 대표 박연준(14·여)이 동계체전을 대비한 막바지 훈련에 한창이다.
박연준은 키 162㎝에 몸무게 45㎏, 유난히 긴 팔·다리를 뽐내며 우아한 스파이럴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이어 살짝살짝 점프를 해보며 더블악셀과 트리플러츠 등 고난도의 기술을 점검하고 나서, 수차례 마무리 자세까지 연습한 뒤에야 이마에 맺힌 땀을 살짝 닦아 냈다.
박연준은 “이번 대회에서 부상을 털어내고, 많은 분께 변화무쌍한 카멜레온 같은 제 모습을 보여드릴께요”라며 다시 올 시즌 롱프로그램 곡 ‘록산느의 탱고’에 맞춰 연습을 시작했다.
이번 대회 여중부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박연준.
박연준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과 스케이트장을 갔다가 멋진 선수들의 모습에 반해 이를 계기로 피겨에 입문했다.
발레를 기초로 기량이 급성장하더니 2년 만에 전국꿈나무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계속 발전을 거듭해 중학교 2학년 때인 지난 2010년 10월 전국 피겨스케이팅 랭킹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같은 또래의 스케이터 중 긴 다리와 팔이 돋보이는 박연준은 어린 선수답지 않은 훌륭한 안무 소화력과 표현력을 갖춘 것은 물론 표정연기도 일품.
지난해 아시안 트로피 2011 대회 시니어 부분에서 쇼트(44.31점)와 프리(88.53점)에서 고른 점수를 받으며 최종합계 132.84점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시니어 첫 데뷔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비록 허리 부상과 이에 따른 허벅지 근육부상으로 지난달 종합선수권대회에 불참하면서 국가대표에서 상비군으로 내려앉았지만, 올해 다시 국가대표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박연준을 7년여째 지도하고 있는 전 국가대표 출신 조성만 감독(45)은 “국내에서 피겨를 가장 아름답게, 예쁘고 우아하게 타는 것은 연준이가 단연 최고로 컴포넌트 점수가 높다”라며 “이미 더블악셀은 물론 투룹·살코·룹러스·플립 등 5종 트리플 점프를 모두 마스터 한 만큼, 이 기술들이 안정화되면 세계 상위그룹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박연준의 꿈은 올림픽 금메달이다.
2014년 소취는 물론 2018년 평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은 게 소망이다. 2018년에 21살이 되는 박연준에게 평창까지 아직은 먼 미래지만 새로운 목표이기도 하다.
박연준은 “(김)연아 언니를 존경하지만, 꼭 언니를 뛰어넘는 피겨 선수가 되겠다”라며 “기술적인 것보다 나만의 색을 피겨를 통해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피겨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이번 대회를 차근차근 잘 준비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더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현역 선수로 활동하며 쇼 등도 많이 하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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