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와 음악세계의 관문
잘츠부르크는 일찍부터 로마 가톨릭의 영향을 크게 받아 전형적인 가톨릭의 도시로 발전했다.
시가지에흩어져 있는 많은 성당과 이탈리아식의 아름다운 건축물, 광장 등이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음악의 도시답게 모차르트 외에도 20세기의 위대한 지휘자 카랴얀과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작곡자 모어 신부,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왕년의 바리톤 명가수 리하르트 마이어를 탄생시켰고 그들의 생가도 잘 보존돼 있다.
영화 ‘사운드오브 뮤직’의 도시
영화 ‘사운드오브 뮤직’의 도시모차르트의 감미로운 선율이 울려퍼지고 가톨릭 1천 여년의 전통이 알프스의 대자연 속에 고스란히 간직되어 온 잘츠부르크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유럽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도시로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서쪽 300km 지점에 있다. 주위에는 빙하 시대에 형성된 날카로운 잿빛 산들과, 아름다운 호수들이 점점이 자리해 있다.
잘츠부르크는 ‘소금의 성’이란 뜻을 갖고 있다. 그 이름 그대로 선사시대 이래 암염(돌소금)의 산지로 유명세를 떠쳐 주변의 수려한 경치와 더불어 무역과 교통의 요지로 번성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잘츠부르크의 이름을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이곳이 바로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가 태어난 곳이라는 데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가 되면서 잘츠부르크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것이 걸작 영화로 개작, 상영됨으로써 온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잘츠부르크는 20세기 초만 해도 거주 인구가 3만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한가롭고 조용한 전원 도시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15만명에 이르는 인구와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활력과 매력이 넘치는 도시로 변모했다.
아름다운 대성당과 미라벨 궁전
잘츠부르크를 크게 3개 지역으로 구분하면 신시가지와 구시가지, 그리고 시 교외에 있는 잘츠카머구트다. 이 세 지역은 서로 다른 분위기와 매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하나의 조화로운 잘츠부르크를 구성하고 있다.
잘자흐 강을 사이에 두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구분되는데 신시가지 역시 제2차 세계대전 후 세워진 몇몇 고층 빌딩들과 호텔을 제외하고는 오래된 도시의 면모를 물씬 풍기고 있다.
신시가지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곳은 미라벨 궁전이다. 1690년 완성된 이곳은 분수, 화단, 석상 등이 잘 배치된 바로크식 정원이 특히 유명하다. 디트리히 대주교가 1606년 공사를 시작했으며 현재의 건물은 1818년 화재로 손상된 것을 다시 복원시킨 것이다.
궁전은 실내악 콘서트 무대나 결혼식장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대리석으로 만든 천사의 계단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트랩가의 아이들이 도레미송을 부를 때 나오는 바로 그곳이다. 궁전 안팎에는 돌로 만든 조각상들이 많은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잘자흐강을 건너면 바로 구시가지다. 호엔잘츠부르크 성(城), 모차르트의 생가, 주교좌 성당, 분수대가 아름다운 레지덴츠 광장, 여름축제가 벌어지는 돔 광장 등이 있다.
구시가지 곳곳에선 1천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여러 성들과 교회를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잘츠부르크 시의 상징적인 존재다.
로마 교황과 독일 황제의 서임권 싸움 때 대주교가 남부독일 제후의 공격에 대비해 건설한 것으로 묀히스베스크 언덕에 위치한 요새다.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고 궤도열차를 타고 불과 3분내에 정상에 도착할 수도 있다. 성에서 내려다 본 잘츠부르크의 절경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헬부룬 궁전은 1612년부터 1615년까지 잘츠부르크 대주교였던 마르쿠스 시티쿠스 폰 호헤델스의 명령에 의해 산티노 솔라리가 초기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한 궁전이다.
특히 이곳은 대주교가 연회를 위해 만들었던 ‘물의 정원’으로 유명하다. 대리석으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약 10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져 있다.
과거 연회가 베풀어졌을 때 대주교는 벽면에 숨겨져 있는 손고리를 잡아당겨 의자 중앙에서 분수처럼 물이 솟구쳐 나오게 하여 참석자들에게 물세례를 주곤했다고. 지금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이런 행사가 열리고 있다. 현재 헬부룬 궁전은 잘츠부르크 최고의 결혼 피로연 장소로 인기가 높다.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가 세계의 음악 팬들을 매혹시키는 것은 이 도시에서 태어난 모차르트와 그 음악을 중심으로 하여 발달한 음악제에 연유된 것이 틀림없다.
게트라이데 거리에 있는 모차르트 생가는 현재 모차르트 박물관으로 돼 있으며 생전에 그가 사용하던 악보와 피아노, 바이올린 등 그와 그의 가족들의 유품들이 1층에서 4층까지 진열돼 있다.
1756년 1월 27일 게트라이데 거리의 한 모퉁이에서 태어난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는 그를 선전하고자 하는 아버지를 따라 몇 차례의 장거리 여행을 통해 이탈리아의 오페라와 만하임의 작곡법, 그리고 파리, 런던 등의 음악을 알게 되었고 세계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었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음악 활동의 전성기 무대는 대부분 잘츠부르크가 아닌 빈이었다.
잘츠부르크에서는 매년 7월 하순에서 8월까지 50여일에 걸쳐 각국의 유명 음악인들이 참가하는 잘츠부르크 여름음악제가 펼쳐진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모차르트, 베토벤 등 고전파와 낭만파 작품을 포함해 9개의 오페라와 80회가 넘는 다양한 연주회가 열린다.
잘츠부르크 음악제는 현재 세계의 모든 음악제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내용이 알찬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음악제 외에도 1년을 동안 미라벨 궁전에서 열리는 실내악이나 첼로 독주 콘서트, 꼭두각시 극장에서 공연되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 피리, 피가로의 결혼, 호두까기 인형 등 잘츠부르크에서는 1년 내내 음악의 꽃을 피우고 있다.
여행 칼럼니스트 허용선
중앙대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7년 전국대학미전 문교부장관상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보도 관련 공로 체육부장관상, 2004년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그 동안 9회에 걸친 개인전을 열었으며, 지금까지 세계 90개국, 1천여 곳 이상을 취재했다.
사진작가가 겸 여행 칼럼니스트,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출간한 책만도 20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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