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4명 중 수원 KEPCO 출신만 3명, 2명 추가체포 '공황 상태'
지난해 프로축구 계를 뒤흔들었던 ‘승부조작’ 파문이 프로배구에서도 발생하면서, 배구계 전체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구속된 전·현직 선수 3명이 몸담았던 해당 구단 KEPCO는 이번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배구연맹 등에 따르면 KEPCO의 수비전담 ‘리베로’로 활동했던 전직 배구선수 A씨는 지난 2009~2010년 시즌 당시 브로커 B씨의 부탁을 받고 일부러 실수를 해 소속팀이 지도록 하는 수법으로 승부 조작에 가담하다 최근 대구지검에 구속됐다.
또 KEPCO 소속 전직선수 C씨와 현역 선수 D씨도 A씨와 함께 승부를 조작에 가담하고, 그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KEPCO측은 말 그대로 ‘공황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전직 선수 2명 모두 현재 KEPCO 직원으로 근무 중인데다, 현재 팀의 주축을 맡고 있는 선수마저 검찰에 구속되면서 ‘선수관리 부실’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만년 최하위’라는 꼬리표를 떼고 팀이 ‘승승장구’하고 있던 터라 그 충격이 더 큰 상황이다.
KEPCO 관계자는 “검찰이 기소하는 대로 이들을 배구팀에서 제명하고 회사에서도 쫓아낼 방침”이라며 “갑자기 터져 나온 악재로 팀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도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타 구단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모처럼만에 부흥기를 맡은 프로배구 전체가 큰 혼돈에 빠질 공산이 큰 만큼 최대한 말을 아끼는 등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검찰 기소가 되지 않은 상태라 공식적인 징계절차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선수·구단 교육을 강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배구인들도 이번 승부조작 파문에 대한 안타까움을 속속 토로하고 있다.
이세호 경기도배구협회 전무이사는 “배구인들 모두 참담한 기분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사태가 더 커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 KEPCO의 주전인 E(26) 선수와 F(23) 선수 등 2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수원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으로 출발하려다 대구지검 강력부 수사관들에게 체포돼 대구로 연행됐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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