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에 몇시간째 마수도 못하고…”

도내 전통시장 한파로 손님 ‘뚝’… “파는 과일보다 얼어서 버리는 것이 더 많아요”

“추운 것도 하루 이틀이지, 몇 시간째 마수걸이도 못하고 있으니 일찌감치 문을 닫는 게 낫겠어!”

 

7일 오전 수원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못골종합시장의 청과물가게 주인 아주머니는 “장사하기 어려우시죠?”라는 질문에 시린 바람 때문인지 서러움이 복받쳐서인지 눈가에 눈물이 글썽했다.

 

이날 수원지역 최저기온은 영하 11도, 한낮에도 영하 5~6도를 기록하는 등 한 달 가까이 계속되는 ‘매서운 한파’로 인해 전통시장에 이용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수원 못골시장과 지동시장은 이날 한파로 이용객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생선가게, 떡가게, 옷가게 등 이미 문을 닫은 상점도 5~6개나 됐다.

 

못골시장 A청과물가게는 지난주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로 진열된 과일이 얼면서 3일간 문을 닫았다가 6일부터 다시 영업을 재개했지만, 이날까지 이틀 동안 매상은 5만원을 넘기지 못했다.

 

남은 과일이라도 팔아보려는 청과물가게 주인은 진열된 과일이 얼지 않도록 전기난로 2~3개를 옮겨가며 돌리고 있었지만 장갑 낀 손끝이 시려 오는 한파에 이마저도 힘겨워 보였다.

 

A청과물가게 주인은 “추위가 이어지면서 판매하는 과일보다 버리는 게 더 많다”며 “하루에 고작 몇 천원 벌어서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겠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원시 팔달구 화서시장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화서시장은 주변 재개발로 유동 인구가 급감한데다 한파로 인해 아예 이용객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부분 상점이 마수걸이도 제대로 못하면서 이달 매출이라 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B반찬가게 주인은 “반찬을 만들면 어느 정도 판매가 돼야 되는데 추위로 음식들이 얼면 맛이 조금씩 변해 손님한테 팔 수가 없다”며 “예전에는 삼한사온이라고 추우면 따뜻한 날도 있었는데 날씨마저도 ‘죽어라 죽어라’하는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