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되는 LPG가격에 서민들은 터질 지경

LPG 올라 택시기사들 사납금 허덕 길거리 음식 판매 영세상도 직격탄 휘발유값 치솟아 직장인들 ‘뚜벅이’

수원지역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최모씨(51)는 오늘 액화석유가스(LPG)를 충전하러 갔다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ℓ당 LPG 가격이 어제보다 무려 52원이나 오른 1천113원이었기 때문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5만원을 충전하면 약 250㎞ 운행이 가능했지만, LPG 가격이 인상되면서 200㎞ 밖에 탈 수 없다.

 

경기침체 탓인지 택시를 타는 손님도 줄고 사납금 7만5천원을 내야하는데 LPG 가격 마저 오르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최씨는 “먹고 살자고 새벽에 나와 돈을 버는데 타는 사람은 없고 나갈 돈만 많아서 답답하다”며 “서민들이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LPG값이든 휘발유값이든 모든 물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해 들어 LPG,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이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1일 LPG를 수입하고 판매하는 ㈜E1에 따르면 LPG 판매가격을 프로판은 ㎏당 90원(7.2%) 올린 1천336.4원, 부탄은 83원(5.0%) 올린 1천730원으로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6월 가격 이후 8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이달 프로판 수출 가격을 전월보다 1톤당 160달러 올린 1천10달러, 부탄가스는 1톤당 130달러 상승한 1천40달러로 국내 업체에 통보하면서 LPG 수입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E1측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가정용으로 쓰이는 프로판과 차량용 부탄가스 사용량이 많은 길거리 음식 판매 영세업자, 택시 운전자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더욱이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국내 정유사가 국제 휘발유값 상승 폭보다 가격을 더 올리면서 26일 연속으로 기름값이 인상, 도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값은 지난해 12월 1천947.35원에서 1천986.66원으로 올라 서민들의 고통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장거리 출ㆍ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은 자가용을 뒤로 한 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 신세를 지고 있다.

 

서울~화성을 출퇴근하는 차모씨(29ㆍ여)는 “기름값이 계속 올라 일주일에 10여만원이 들어 차를 포기했다. 기름값이 인하될 때 까지 버스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1 관계자는 “동절기 난방용 수요가 늘면서 LPG 수입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이란 등 중동의 불안한 정세와 맞물려 상승폭이 예상보다 컸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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