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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혁명이 필요하다
오피니언 이연섭 칼럼

유권자 혁명이 필요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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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섭 칼럼]

 

민주통합당 천정배 의원이 지난주 19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안산 단원갑이 지역구인 4선의 천 의원은 지난해 8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19대 총선때 안산 출마를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천 의원은 고심 끝에 서울 동작을을 찍었다. 동작을은 현재 한나라당의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정몽준 전 대표의 지역구다.

 

천 의원은 “수도권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 가운데 가장 센 인물과 맞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정 전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라며 “동작을에서 승리해 수도권 승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 필수적”이라며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 전 대표야말로 재벌과 보수기득권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천 의원의 동작을 출마를 두고 비판론이 적지않다. 당장 이 지역 예비후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허동준 전 부대변인은 기자회견을 갖고, “동작을은 천정배 의원이 신경쓰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지역”이라며 “동작을 지역은 철새도래지도 아니고 명분용 출마지역도 아니다. 당을 위해 희생하려면 꼼수부리지 말고 제대로 희생하라”고 꼬집었다.

 

공약이행 않는 ‘거짓 정치’ 안돼

 

인터넷과 SNS에서도 비판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리안 ‘signy**’은 “정치가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 되는 세상이 되었나 보다”라고 했으며, ‘konghee****’은 “천 의원은 도서관 메뚜기처럼 지역구를 옮겨 다닌다. 흥미로운 사실은 천 의원 이름이 오르내린 지역구들은 공통적으로 4호선 라인이라는 거다. 안산, 동대문, 동작을. 무슨 바바리 아저씨 같다”고 했다.

 

천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안산 단원갑에 출마하며 41건의 장밋빛 공약을 내걸었다. 신안산선 조기 착공, 석수골역 건설, 원시~소사선과 서해선(안산~충남 홍성) 건설, 선부역에 교통환승센터 설치 및 대형 주차장 건설, 주민친화형 뉴타운 개발 추진, 대학종합병원 유치, 시화호 일대 해양생태관광단지 조성, 선부동 군자광장에 단원 김홍도 기념 문화예술공원 조성, 첨단 대기업 유치 및 대기업 공장 증설 허용, 등록금 후불제 등등.

 

그러나 18대 임기가 얼마 남지않은 시점에서 공약이 뭐 하나 시원하게 마무리 됐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가 최근 도내 51명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공약 이행현황을 요청한 결과, 천정배 의원은 공개를 거부했다. 공개를 거부한 의원은 모두 11명이다.

 

한나라당에선 정미경(수원 권선)·남경필(수원 팔달)·심재철(안양 동안을)·원유철(평택갑)·이화수(안산 상록갑) 의원 등 5명, 민주통합당에선 천정배·김진표(수원 영통)·강성종(의정부을)·정장선(평택을)·김영환(안산 상록을)·우제창(용인 처인) 의원 등 6명이다. 당의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최고위원이나 국회 상임위원장을 지냈거나 현재 명함을 가진 의원이 상당수다.

새정치 새인물은 유권자의 몫

 

국회의원들은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유권자들과 약속한 공약을 어느 정도 이행했는지 성적표를 공개하는 것이 맞다. 공약의 성실이행은 정치인의 기본이고 상식이다. 공약을 단지 표를 얻기위한,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위한 선거용 도구로 여겼다면 더이상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

 

메니페스토실천본부는 공약이행 현황을 공개한 40명의 의원중 3명은 공약완료율이 ‘0’ 이라고 발표했다. 민주통합당 이찬열(수원 장안)·손학규(성남 분당을)·원혜영(부천 오정) 의원 등이다. 공양이행 현황을 공개하지 않은 11명과, 공약완료율이 ‘0’인 의원들은 문제가 있다. 유권자들이 반드시 재평가 해야 할 의원들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뼛속까지 바꾸겠다’며 공천혁명을 얘기한다. 현역 국회의원을 대폭 물갈이 하고 개혁과 쇄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큰소리다. 그런다고 곧이 곧대로 믿고 기대감을 가질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어느 때보다 기성 정치와 정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 그만큼 새 정치와 새 인물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거세다. 새 정치, 새 인물은 유권자가 만드는 것이다. 바른 일꾼을 뽑기 위한 선거혁명은 유권자의 몫이다. 그래서 유권자 혁명이 절실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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