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우대금리’ 출시, 서민 달래기?

예금엔 얹어주고 대출은 깎아주고… “VVIP  유치 경쟁 비난 의식” 여론

금융권이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VVIP(초우량고객) 마케팅을 펼치면서 과도한 혜택이라는 비난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우대금리 조건 등의 금융상품을 출시하며 서민층 달래기에 나섰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이 서민들에게 금리를 얹어주거나 대출 금리를 깎아주는 서민 금융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는 최근 은행, 카드사, 보험회사가 VVIP 고객 유치전을 벌이며 재테크 무료자문, 자녀교육 프로그램, 항공권 업그레이드, 와인 시음회 초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오면서 서민들에게 고금리 대출 부담을 안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외계층 우대 혜택을 강화한 기업은행은 ‘新서민섬김통장’을 내놓고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3년 만기 적금에 가입하면 기본 이율 연 4.2%에 우대금리 4.0%p를 얹어 최고 연 8.2% 금리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연 7%의 이율을 주는 1년 만기 ‘KB행복만들기 적금’을 내놓았고, 신한은행도 연 1천200만원 이하 근로자 등 저소득층의 목돈 마련을 돕는 ‘신한 새희망 적금’을 출시했다.

 

적금 우대금리 외에 우리은행은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서민층의 집 수리비를 지원하는 ‘두꺼비 하우징론’을 선보였다. 5년 분할 상환에 고정금리 기준 최저 연 4.69%로 최대 2천2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서민층 주거안정 상품으로 금융업계에서는 처음 출시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서민금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서민층에 맞는 이율이 높은 상품을 만들었다”며 “향후에도 서민고객 중심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계층에만 지속적으로 특혜를 줘왔다는 비난을 받아온 금융업계가 친서민 상품으로 ‘따뜻한 금융만들기’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VVIP고객 유치 경쟁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한시적 시행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남희 한국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번 서민형 금융상품 출시는 여론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강하다”며 “실질적인 대출 저금리 등의 의지로 비난을 잠재워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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