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유통 과정 부대비용만 36.7% 차지
과천의 A정육점식당은 전남 나주의 지육업체와의 직거래를 통해 한우 1등급 등심 500g을 4만3천원에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수원의 유명 갈빗집에서 한우 1등급 등심 1인분(150g)에 4만8천원에 판매한 것에 비하면 1/3 수준이다.
지난 2006년 문을 연 A정육점식당은 처음에는 중간 유통업자로부터 비싼 가격에 한우를 공급받았지만 마진도 높이고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쇠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지육업체와 직거래를 시작했다.
A정육점식당이 지육업체로부터 공급받는 한우 등심 1㎏의 가격은 4만6천원 정도되지만 지방을 제외하고 손질을 마친 뒤 실제 손님상에 내놓을 수 있는 양이 700g 정도여서 등심 500g의 실질적인 공급 가격은 3만5천원 가량된다.
A정육점식당의 실제 마진은 등심 500g을 판매하면 7~8천원 정도 남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 음식점이 등심과 안심 등 특정 부위만을 판매하고 있어 A식당과 같이 지육업체와의 직거래가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의 연동 효과를 높이려면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가 활성화해 유통마진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유통과정에서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기까지 드는 부대비용(뼈 제거, 점포임대비, 이윤 포함)이 36.7% 정도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6~7단계에 이르는 유통단계를 한두 단계 줄여도 소매가격을 8%가량 낮출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농협 경기지역본부 축산 관계자는 “축산물은 농산물과 달라 유통과정이 훨씬 복잡하다. 유통단계를 줄이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농협과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축산물종합처리장(LPC)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유통 단계 개선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축산농가의 생산비용을 줄여 소값을 낮추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축산유통업자 최모씨(34)는 “직거래를 실시할 경우 구이용 부위는 도매가보다 나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농민들에겐 약간 유리하지만 식당 입장에서는 원치 않는 부위의 처리가 쉽지 않아 부담스러워 한다”며 “이 때문에 식당들이 조금 비싸더라도 필요한 부위만 많이 얻을 수 있는 도매상들과 거래를 하게 되는 것이서 유통구조 개선이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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