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무한돌봄센터 입점 대출 영업… 신불자 양산 우려
경기도와 경기복지재단이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H-미소경기론’을 개발, 판매하고 있으나 6개월간 창업 지원 실적이 단 2건에 불과하는 등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상품을 함께 조성했다는 명분으로 제대로 지원하지도 않으면서 제2금융권인 삼성 및 현대차 미소금융이 무한돌봄센터 내에 입점, 대출 영업을 하는 것은 자칫 금융소외계층들을 신용불량자로 추락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도는 지난해 6월 자활의지가 있으나 담보나 신용이 부족, 창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삼성 및 현대차 미소금융과 함께 H-미소경기론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H-미소경기론은 차상위 계층 이하 저소득층 중 창업자 및 사업영위자를 대상으로 하며, 창업자금은 5천만원, 운영·시설자금은 3천만원 한도로 연 3.5%의 이자를 내야 한다.
H-미소경기론은 경기도청 무한돌봄센터, 미소금융 의왕·수원지점 등에서 상담 및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까지 지원 실적을 조사한 결과, 225명이 금융지원 상담을 받았으나 대출을 받은 인원은 단 11명에(2억5천만원) 그쳐 전체 신청자의 4%에 불과했다.
특히 대출자 중 신규 창업을 지원받은 인원은 고작 2명(8천만원)뿐이며, 나머지 9명(1억7천만원)은 사업장 운영지원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처럼 지원실적이 저조한 것은 지원 심사 기준이 일반 미소금융과 별 차이가 없어 무한돌봄센터 방문자들이 지원받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활기금은 1~3%대의 이자로 대출을 해주고 있어 도민들이 자활기금을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의회 원미정 의원(민·안산8)은 “H-미소경기론보다 자활기금을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이를 찾은 도민들은 대부분 정상 창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지속적인 관리를 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무한돌봄센터내 H-미소경기론 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내 금융전문가 A씨는 “제2금융권은 돈 장사를 곳으로 회수율을 고려해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많은 지원이 될 수 없는 구조”라며 “많은 도민이 절박한 상황에서 무한돌봄센터를 찾는데, 이곳에 대출업체들이 있으면 공연한 기대감에 신용불량자만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복지재단 관계자는 “무한돌봄센터에 오면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금융지원 서비스도 하는 것”이라며 “현대와 삼성 입장에서는 사회공헌하는 차원에서 이곳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오히려 고마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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