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물가 ‘들썩’

외식·이발·학원비 등 줄줄이 인상 서민경제 위축… 韓銀 “하반기에 오름세 주춤할 것”

수원에 살고있는 박모씨(36)는 지난 1일 평소 다른 목욕탕에 비해 이용료가 2천원 정도 저렴한 S대중목욕탕을 찾았다가 여느 목욕탕과 다름없이 요금이 조정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수원시 장안구 S목욕탕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인근 목욕탕 요금에 비해 2천원 저렴한 1만원을 고수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공요금 등 소비자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새해 들어 목욕료와 마사지 요금을 2천~5천원까지 인상했다.

 

박씨는 “상대적으로 다른 업소에 비해 요금이 저렴해 이용했던 목욕탕 요금이 인상되니 물가 상승을 피부로 더 느끼게 됐다”며 “새해 들어 물가 안정을 기대했는데 올해도 역시나 서비스업소의 요금이 인상돼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이 새해 들어서도 이발비·목욕비, 학원비 등 서비스 요금과 외식 요금이 인상되는 등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서민경제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11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4% 상승했고, 전년동월대비 4.2%가 올랐다.

 

경기지역은 전년 동기대비 4.0% 인상됐으며, 안산시 4.1%, 수원·안양시 4.0%, 의정부시 3.9%, 고양시 3.8%, 부천시 3.7%, 성남시 3.6% 순으로 나타났다.

 

부천시 원미구 B 남성전용 미용실은 기존 이발료가 4천원으로 저렴해 노인들과 서민들이 많이 찾았으나 새해 들어 임대료와 재료비가 인상되면서 물가 상승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기존 요금보다 20% 오른 5천원으로 인상했다.

 

수원시 팔달구 M 순댓국집도 보통 순대국 요금을 5천원에서 6천원으로 인상했으며, 순대국(특)도 7천원에서 8천원으로 올렸다.

 

특히 용인시 수지구 A학원은 최근 고교 단과반 프로그램을 묶어 100여만원하던 학원비를 115만원으로 약 15% 올렸으며, 수원시 장안구 B 세차장도 손세차 요금을 1만5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인상했다.

 

B남성전용 미용실 원장 장모씨(46)는 “지난 3~4년간 노인들과 서민들이 많이 찾아 요금 인상을 포기했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올해는 도저히 요금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0%에서 올해는 3.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상반기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국제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