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神의 반전 <김성근 감독>

김성근 감독 “진실한 야구 가르치겠다”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서 새역사 열어

한국 야구사상 최초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

 

지난해 12월12일 창단된 고양원더스는 KBO리 프로리그에는 속하지 않지만 독자적인 프로구단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야구단을 함께 운영하는 첫 구단이다. 고양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일하게 게임개발 업체인 (유)원더홀딩스와 ‘고양원더스’를 창단, 올해부터 프로야구 2군 리그인 퓨처스 리그에 나선다.

 

선수단은 기존의 8개 구단에서 지명받지 못한 선수나 방출된 선수들을 모아 구성했다. 고양 원더스는 이들을 사관학교식으로 훈련시킨 뒤 1군 팀으로 이적할 수 있게 돕는다는 구상이다. 7전 8기의 스토리를 써 나갈 고양 원더스를 만나보자.

 

 

■ “내 꿈은 메이저리그 구단주”

 

허민 구단주(36)는 대학생 시절 벤처기업을 창업한 후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로 전세계 동시접속자 1위를 기록했던 IT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대단한 야구광으로 부친도 고교시절 선수였으며, 본인도 서울대 시절 선수생활을 했다. 심지어는 너클볼을 배우기 위해 미국에 있는 ‘전설의 너클볼러’ 필 니크로 선수를 찾아가서 개인강습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현대와 넥센 인수를 시도했었고, 장래희망을 물으면 ‘메이저리그 구단주’라고 답해 진정한 야구 마니아로 통한다.

 

그는 벤처기업을 통해 얻은 성공을 사회에 환원할 방안을 고민하던 중 허구연 야구발전실행위원장으로부터 독립구단 창단을 제의받았다. 그후 그는 독립구단을 통해서 ‘칠전팔기의 성공 스토리’를 사회에 기부해야겠다고 생각, 창단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실제로 대다수의 젊은 선수들이 프로리그에서 뛰지 못하고 야구를 접어야 한다”며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는 777명 참가해 94명 지명됐고,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은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코칭스태프 중심의 구단 운영

 

구단주는 구단 운영비를 제공하면서 직접 구단을 운영하고, 고양시는 경기장과 부대시설(실내연습장, 트레이닝장 등)을, KBO는 퓨처스 리그 경기편성을 담당한다.

 

올해부터 퓨처스 리그에 소속돼 프로 2군팀들과 경기를 치르게 된다. 경찰청과 상무, 그리고 새롭게 창단한 NC다이노스도 참가한다.

 

고양원더스 운영의 가장 큰 특징은 코칭스태프가 구단운영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기존 프로야구 구단은 기업의 홍보가 목표이기 때문에 프런트가 주도권을 가지고 운영해 왔지만 고양 원더스는 선수육성이 목적이므로, 구단운영을 전적으로 코칭스태프가 맡는다. 창단식에서 구단주가 구단기를 프런트의 수장인 단장에게 주지 않고 코칭스태프의 수장인 김성근 감독에게 전달한 것은 그런 의도를 명확하게 밝히기 위함이다.

 

■ 김성근 감독 “진실한 야구 가르치고 싶다”

 

구단은 고졸 대졸 선수들 가운데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나 프로 은퇴 선수, 임의 탈퇴선수, 자유 계약 선수는 물론 기타 독립 리그 진출을 원하는 일반 선수까지 영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미국, 일본, 대만을 비롯해 중남미 또는 동남아에서 한국야구에 도전하고자 하는 선수가 있다면 영입해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김성근 감독은 “좌절한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프로야구 전체로 볼 때 선수층을 두텁게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며 “승패를 떠나 ‘진실한 야구가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팀의 목적은 승리이지만, 우리 팀은 선수들을 키우는데 중점을 둘 것이며, 개인적으로는 독립리그 자체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고 우리나라 야구의 미래를 여기서 스타트 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야구도시 고양’을 꿈꾸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는 708명이 참가해 78 명이 지명됐으며, 2012 신인드래프트에는 777 명 참가해 94명이 지명됐다. 이처럼 선수들의 취업률이 낮은 상태에서 고양원더스의 창단은 더 많은 선수들이 야구를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고양 원더스가 독립구단으로서 자리잡는다면 제2, 제3의 독립구단 창단의 단초가 돼 훨씬 더 많은 선수들에게 야구선수로서의 기회가 열리게 된다.

 

더불어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야구관련 종사자가 늘어나고, 야구팬 증가에도 크게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하송 경영지원실장은 “고양원더스는 지역주민의 자랑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역의 팬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것은 시민을 위한 복지정책을 대체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연중에 한번만 일어나는 단발 행사와는 달리 야구경기는 수십 회에 달하기 때문에 고양시를 방문하는 관광객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kyeonggi.com

 

 

 

인터뷰 이종한 대표이사

“우리 힘은 헝그리 정신”

 

- 구단의 성격은.

 

프로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이 재기를 꿈꾸는 구단이기 때문에 타 구단에 비해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강인함이 요구된다.

 

그리고 독립구단은 프로구단에 비해 훨씬 적은 예산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구단 운영에 있어서도 기존의 관행에 연연말고 파격적인 정책을 도입해 불가능이라 믿었던 일들을 가능으로 바꾸는 구단이 될 것이다.

 

- 선수단 관리와 영입, 퇴출은 어떻게 운영할지.

 

기본적으로 매년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를 선발하면서 결원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선수를 선발하는 상시선발체제로 운영된다. 독립구단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존 프로구단들과 달리 선수 등록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 단, 선수단 선발과 운용, 퇴출에 대한 전권은 감독에게 있다.

 

- 고양시민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고양원더스는 야구단 이름에 지역명을 쓰는 유일한 팀이다. 그만큼 고양시민들이 고양원더스를 내 고장을 대표하는 팀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또 많은 시민들이 홈구장에 찾아와 응원해주면 좋겠다. 고양시민들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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