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의 고향 ·무지개빛 마을, 라 보카

 

 

남녀 간 호흡이 중요해 ‘하나의 심장과 네 개의 다리’로 표현되는 탱고의 고장,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았다. 라보카는 특히 탱고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위험하기로 악명 높은 동네지만 활기와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 컬러풀한 집들과 탱고를 공연하며 사람들을 끄는 식당들, 거리의 화가들로 생기가 넘친다.

 

탱고는 정열 그 자체다. 화려한 스텝, 격렬한 몸짓, 매혹적인 눈빛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탱고의 시작을 알고 나면 그리 흥겹게만은 보이지 않는다. 탱고는 라보카 항구에서 몸을 팔던 여자들이 남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추던 춤에서 유래됐다.

 

탱고의 애잔한 역사가 살아 숨쉬는 라보카 항구에는 사라질 줄 알면서도 모든 것을 바치는 슬픈 열정, 그리고 그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용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 하다.

 

부레노스아이레스 시내에서 약간 남쪽에 위치한 라보카는 18세기 후반부터 스페인과 유럽 등지에서 온 이민자들이 처음 아르헨티나 땅에 정착하게 되는 항구였다. 그리고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를 배출해낸 보카 주니어스의 연고가 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라보카의 메인 스트리트는 까미니또(Caminito). 노천식당들마다 탱고 공연 무대를 갖추고 있고, 노상에서 20페소(6천원)를 내면 같이 탱고 포즈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수많은 공예가와 미술가들의 시장, 탱고쑈, 전형적인 이탈리안 술집들이 재미있는 볼거리다.

 

알록달록 벽면과 선명한 그림의 조합, 그림이 따로 없다. 끊임없는 컬러들의 유혹들…. 어디 하나 허투루, 대충 무채색으로 슥슥 밀어버린 곳이 없이 꼼꼼하게, 컬러풀하게 마을을 메워나간 그들의 예술혼이 온 마을을 점령하고 있다.

라보카는 이곳 출신 화가 베니토 킨케라 마르틴이 디자인했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색채와 유머러스한 감각을 보여주는 마을 곳곳은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명소를 들라면 단연 콜론극장(Teatro Colon)이다. 오페라 입장료도 아니고 그저 극장 내부를 돌아보는데 물경 60페소 (1만8천원)의 지출을 감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밀라노의 라스칼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과 함께 세계 3대 오페라좌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만큼 결코 아깝지 않은 액수다.

 

글·사진_여행가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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