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발표 당일 11만개 늘어… 총 계좌 1천900만개 돌파 전문가 “개인 투자자 폭락 대비 저가 매수 영향”
회사원 양모씨(37)는 지난 19일 김정일 사망 소식에 주가가 떨어진 틈을 타 영남제분 등 6개 농업·전쟁관련주를 사들였는데 22일 한 종목에서만 200만원 가량 수익을 올렸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투자자들과 정보를 나눈 결과 오히려 주가가 폭락했을 때 대형주를 사들이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득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됐기 때문에 여러 종목에 투자를 한 것이다.
양씨는 “일시적 현상이라 생각해 오히려 대형주를 추가로 사들였더니 걱정과 달리 오름세를 보여 김정일 사망으로 총알이 튼튼해졌다”며 “19일날 손실 때문에 세금을 많이 냈지만 김정일 부의금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개미들의 계산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던 지난 19일 주식거래 활동계좌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1천900만개를 돌파했다.
2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북한이 김 위워장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한 지난 19일 주식거래활동계좌수가 1천904만1천110개를 기록해 처음으로 1천900만개를 넘어섰다. 당일 하루 만에 계좌수가 11만1천155개가 늘었기 때문이다.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증권계좌로 대부분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 개설한 것이다.
이는 하루 증가 규모로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코스피가 폭락할 것을 예측한 개미들이 주식투자에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또 낙폭이 커질 때 싼 값에 우량주 등을 사두면 나중에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심리 작용이 주식거래활동계좌 증가에 한 몫했다.
공서하 현대증권 영통지점 주임은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에도 3일만에 반등하는 등 북한리스크에 대한 반복 효과에 따른 저가매수가 주식 거래 급증의 원인”이라며 “유럽발리스크로 1천800선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은 투자자들이 미리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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