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라면 등 생필품 업체의 주가가 급등한 반면 실제 경기지역 유통업계에서는 사재기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삼양식품은 라면 사재기 수요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전날보다 거래량이 4.5배 늘었으며 가격제한폭(14.89%)까지 오른 4만8천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농심은 사망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정오께 14.91%까지 치솟았다 장 후반에 전날보다 2.69% 오른 24만8천원에 장을 마쳤고, 오뚜기도 한때 장중 7.53%까지 상승했다 오후 들어서야 하락세를 보였다.
부탄가스 제조업체도 김정일 사망소식에 주가가 상승했다. 태양산업은 장중 9.13% 올랐고, 대륙제관은 장중 10.56% 폭등했다.
그러나 식품업체와 마찬가지로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이 줄어 태양산업은 1.79% 오른 채 마감했고, 대륙제관은 2.59% 하락했다. 주가는 이처럼 종일 큰 폭의 변동을 보였지만 실제 소비자들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우려했던 사재기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오후 농협수원유통센터와 홈플러스 북수원점, 이마트 서수원점 등에는 소비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장을 보고 있었으며 특별한 할인행사가 없는 생수와 라면 코너는 오히려 한산하기까지 했다.
이마트 서수원점에서 장을 보던 주부 황모씨(42)는 “집에서 나오기 전 TV를 통해 김정일 사망소식을 알게 됐지만 특별히 물이나 라면을 더 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장 전쟁이 난다거나 물품을 많이 사놔야 할 비상사태가 벌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 사망소식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시민의식이 과거와 달리 성숙해졌기 때문에 매장에서 특별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그래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라면과 생수, 쌀, 참치, 햇반, 부탄가스 등 비상상황 사재기 품목들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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