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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행동이 필요한 사회
오피니언 의원칼럼

말보다 행동이 필요한 사회

얼마전 4차선 도로에서 펼쳐진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차들이 정체됐다.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차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앞 차의 운전자는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앞쪽을 살피더니 차에서 내렸다. 나 또한 늘 다니던 길이라 사고가 아니면 이 시간에 막힐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따라 내렸다.

 

그런데 리어커 1대가 가파른 언덕을 어렵게 올라오고 있었다. 리어커에는 펼쳐진 종이 상자가 산더미 처럼 높이 쌓였고 힘들게 리어커를 끌며 언덕을 오르는 사람은 적어도 80세 이상은 되어 보이는 백발의 할머니였다. 다행히 할머니는 혼자가 아니었고 있는 힘을 다해 뒤에서 리어카를 밀어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택시기사였다.

 

그는 자신의 차를 차도 한가운데 세워두고 할머니의 리어커를 밀고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저 싱겁게 미소만 지을 뿐 그 흔한 경적한 번 울리지 않았다. 아무리 세상이 혼탁해도 보이지 않는 곳에 진실과 정성이 통하는 관계가 있는 듯 했다.

 

할머니의 무거운 삶을 밀어주는 택시기사를 바라보면서 사랑은 말과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거라고 오래전 선생님이 해주신 말이 생각났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직하면 손해본다는 풍조가 만연돼 있다. 정직함이 당장은 손해보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으며 정직한 사람의 마음엔 천금보다 귀중한 평화가 머물고 사람들의 꾸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링컨은 ‘정직과 지식은 나의 보배요, 재산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일리노이주 뉴살렘에서 잡화상점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어느날 링컨은 저녁 늦게 장사를 마치고 수입을 결산하는데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셈이 맞지를 않아 그날 가게를 다녀간 손님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렸다.

 

한 사람씩 주고받은 금액을 따져보다가 단골손님인 앤디 할머니에게 거스름돈을 덜준 것을 알게 됐다. 링컨은 가게문을 닫고 늦은밤에 수마일이나 떨어진 앤디 할머니댁을 찾아가 거스름돈을 돌려드렸다는 일화가 있다.

 

요즘 행동과 말이 별개인 말만 번지르르 한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있으며 특히, 말과 행동이 별개인 지도층 인사들이 대가를 치르는 것을 자주본다. 그런데도 정작 가난한 서민들 중에 정직한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내게 잘못 건네진 1천원짜리 한 장을 돌려주신 노점상 할머니도 그중 한분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할머니는 늘 그 자리에 앉아계셨다. 할머니가 앉아계신 곳은 지하철역 입구로 좌판엔 몇 가지 나물과 야채류 몇 봉지가 전부였다.

 

오고가는 길에 야채류 2 봉지를 사면서 4천원을 내밀었는데 돈이 더 왔다면서 1천원을 돌려주셨다. 할머니는 당연히 돌려주실 것을 돌려주셨겠지만 내 마음은 애뜻했다. 물론, 많이 받은 거스름돈을 돌려주고 안주고가 정직의 척도가 될 순 없다.

 

하지만 우리가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정직함을 지켜나갈 때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 질 것이다.

 

사람에게 신뢰란, 말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이란 생각이다. 비록 선거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 최상급이라 하지 않았던가.

 

인간관계나 의회생활도 신뢰가 힘이며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함은 의원들이 지켜야 할 큰 덕목이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신묘년 12월에 누군가에게 예쁘고 철자법이 딱딱 맞는 글자가 아니더라도 나의 진심이 담긴 감사와 고마움을 표현하는 진심어린 카드 한 장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임진년 새해에는 말보다 진실과 정성이 담긴 행동이 앞서는 경기도의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광회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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