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김봉학 인천 Utd 中 단둥 축구화 공장장
“북한 근로자들이 만든 축구화를 세계의 유명 선수들이 신고 경기에 뛰는 모습을 보는 게 제 작은 꿈입니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중국 단둥(丹東)시에 세운 축구화 공장의 공장장을 맡은 김봉학씨(50).
김 공장장은 15세 때 신발 기술자의 수습공 생활을 시작으로 지난 38년 동안 맞춤식 수제 축구화를 만드는 국내에 몇 남지 않은 장인이다.
지난 2000년부터 서울 동대문에서 ‘신창축구화’라는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수제 축구화를 만들어 판매하다 최근 문을 닫고 중국 단둥축구화 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공장에서 김 공장장의 역할은 본인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기술을 북한 근로자에게 전수하는 일이다.
김 공장장은 “좋은 축구화를 선물하는 것보다 최상의 축구화를 만드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더 큰 의미와 보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이 사업에 동참하게 된 취지를 전했다.
김 공장장은 지난 2008년 맞춤식 수제 축구화가 인기를 끌면서 남북체육교류협회의 권유로 평양을 방문해 북한 4·25축구단 여자 선수들의 축구화 제작을 요청받기도 했지만, 남북교류가 흐지부지되면서 끝내 만들어 놓은 축구화를 북쪽에 전달하지 못했다.
7일 준공한 단둥 축구화 공장에서는 하루 평균 120켤레씩 연간 3만 켤레의 축구화가 생산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소재를 사용해 만드는 축구화의 가격은 미화 70달러부터 130달러까지 다양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김 공장장은 “수제 축구화는 최상의 소재로 튼튼하게 만들어 오래 신어도 틀어지거나 떨어지는 일이 없고, 맞춤식은 자신의 발에 꼭 맞기 때문에 오랫동안 뛰어도 편하다는 게 강점”이라며 “남과 북이 협력해 만든 자랑스러운 축구화를 세계의 유명 선수들이 신고 뛰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_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사진_장용준기자 jyjun6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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