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은행 ‘ATM꼼수?’

5만원권 취급기기 신설·교체 등 축소…고객들 “서비스 외면” 원성

최근 자동화기기(ATM) 수수료를 인하한 일부 시중은행이 ATM 서비스를 축소하고 나서자 고객들의 불편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경우 내년 ATM 500대를 신규 설치하거나 교체할 계획이며 이는 올해 신설, 교체한 1천450대에 비해 3분의 1, 지난해(1천대)와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이다.

 

지난 2009년 6월 고액권인 5만원권이 발행되면서 지난해와 올해 ATM을 대폭 교체한데다 5년 정도 되던 ATM 교체 주기가 기술 개선 등으로 8년으로 늘어나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결정된 사항인 것으로 국민은행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시중은행이 ATM 신규 설치나 교체를 축소하면서 5만원권 이용 고객의 불편이 예상되자 은행의 입장만 고려한 일방통행식 운영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5만원권 유통량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이용할 수 있는 ATM이 전체 ATM의 3분의1에 불과해 신규, 교체 작업이 줄어들면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ATM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수익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ATM 줄이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고객들의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은행을 찾은 고모씨(50ㆍ여)는 “관련 뉴스를 보고 창구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오보라며 오히려 은행 측이 피해자라고 했다”며 “인심쓰는 척 수수료를 내리더니 고객들의 불편은 생각하지 않고 은행 이익만 챙기면서 거짓말까지 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은행 관계자는“지난해와 올해 5만원권 발행으로 ATM 교체 수가 많아 내년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 뿐”이라며 “수수료 인하에 따른 조치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밝혔다.

 

한편 9천500여대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ATM을 보유한 국민은행은 지난 18일 ATM 수수료를 최대 600원 인하했으며, 이에 따른 수익 손실은 1천5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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