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본부에 있던 1대 인천본부로… 위폐 감별작업 ‘구멍’
위조지폐가 늘고 있지만 정작 한국은행 경기지역본부는 이를 감별하는 자동정사기(위조지폐 감별기)조차 갖추지 못해 위조지폐 방지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은행 경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국은행 내부조직 개편에 따라 발권팀이 담당하던 도내 위조지폐 감별 업무를 업무팀으로 이관하고 보유하고 있던 자동정사기 1대를 인천본부로 옮겨 경기본부에는 정사 기능을 하는 기계가 전무하다. 이 때문에 도내 시중은행에서 1천만원 단위 묶음으로 비닐 포장돼 경기본부로 들어오는 지폐들은 위폐 감별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한은 본점 또는 한은 강남본부로 옮겨지고 있다.
현재 한은 경기본부는 시중은행이 발견한 위폐와 도민들이 직접 신고해 온 위폐만을 직원들이 감별하고 있어 사실상 도내에서 유통되는 위폐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위폐 발견은 늘고 있다. 올 1~9월 중 전국 위조지폐 발견현황을 살펴보면 한은이 화폐 취급과정에서 발견하거나 금융기관 또는 국민이 신고한 위조지폐는 모두 7천269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어났다. 경기지역에서도 2월 21건, 4월 31건, 6월 30건, 8월 26건, 9월 34건 등 위폐가 꾸준히 발견되고 있다.
특히 평택, 양주, 의정부 등 도내에서 1만원권, 5만원권 지폐를 위조하거나 유통시킨 위폐범들이 검거되면서 위조지폐 방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한 경찰관계자는 “위조지폐는 사기죄에 해당돼 우리도 신고가 들어오면 면밀히 감식한다”며 “여태껏 도내 위조지폐 업무를 한은 경기본부에서 하는 줄 알았다. 많은 돈을 서울로 보내면 위조지폐 검수 업무가 더 복잡해지고 운송 위험도도 높아져 해당 업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은 경기본부 관계자는 “정사기가 인천본부로 옮겨진 뒤 사실상 경기본부에서 발견된 위조지폐라는 꼬리표는 없어졌다”며 “도내에서 환수된 지폐들이 타 지점으로 보내지더라도 지폐 묶음 띠에 경로가 적혀 있어 위폐 발견 시 상환 문제로 경기본부에 통보가 온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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