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최고] 열혈생활체육 동호회 ‘과천시여성배구단’
지난 11일 오후 2시께 과천 시민회관 체육관. 체육관은 코트 구석구석으로 날카롭게 꽂히는 배구공을 받아내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아줌마’ 선수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20여명의 ‘아줌마’ 선수들은 턱밑까지 차오른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도, 여느 프로선수 못지않은 진지한 표정으로 볼 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때때로 공을 받아내지 못할 때면 ‘아’ 하는 탄성 소리와 함께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이면서도 구슬땀으로 범벅된 얼굴 한 가운데에서는 ‘행복 가득한 미소’가 번져나왔다.
생활체육으로서 배구를 즐기는 ‘열혈 생활체육 동호인’의 모습, 그 자체였다.
강도높은 리시브 연습이 마무리되자 코트 한복판에서 호각을 불며 선수들을 불러 모으는 이가 눈에 들어왔다.
강한 ‘카리스마’로 아줌마 선수들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에서 영락없는 ‘감독’의 포스가 배어나왔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어딘가 모르게 친숙한 얼굴. 강한 카리스마로 ‘아줌마 군단’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강 스파이크’로 우리나라 배구계를 이끌었던 ‘국내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 전 국가대표 지경희 선수였다.
이처럼 지경희 감독의 열정적인 지도아래 ‘배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이들은 바로 30여명의 아줌마 배구 동호인들로 구성된 ‘과천시여성배구단’
前국가대표 출신 지경희 감독
열정적 지도로 올 대회 휩쓸어
“힘들고 격한 운동이란 편견 No
다이어트 탁월한 국민스포츠”
지난 1980년대 후반, 과천시 관내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모임에서 출발한 ‘과천시여성배구단’은 매주 3차례에 걸친 강도높은 훈련을 꾸준하게 반복한 결과, 전국 여성체육대회와 생활체육 카네이션 어머니배구대회 등 각종 생활체육 배구대회 등을 연이어 석권하며 ‘전국 최강팀’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경기도민체육대회와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전국 여성체육대회, 카네이션어머니배구대회 등을 모두 휩쓸며,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순수 동호인들로 구성된 ‘생활체육동호회’로서 선수 출신들로 구성된 팀들을 모두 물리치고 일궈낸 ‘경기도민체전 우승’은 ‘유례없는 성적’이라 할만큼 대단한 업적으로 꼽힌다.
이처럼 ‘과천시여성배구단’이 ‘전국 최강’의 전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국가대표 출신인 지경희 감독과 문효숙 코치의 열정적인 지도 아래, 아줌마 선수들 모두가 나이·국적 등과 상관없이 ‘배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똘똘 뭉쳤기 때문이다.
실제, ‘과천시여성배구단’에는 30대 초반부터 5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가 함께 어울려 땀을 흘리고 있으며, 일본 출신의 선수도 3명이나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과천시와 생활체육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과천시여성배구단’이 발전을 거듭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지경희 감독은 “격렬하고 힘든 운동이라는 편견 때문에 배구 동호회에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면서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다이어트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운동인 만큼 보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재성 과천시생활체육회 사무국장은 “여성체육교실인 과천시여성배구단이 선수 출신들이 대거 출전하는 경기도민 체전에서 우승한 것은 생활체육동호회의 가능성을 보여준 쾌거”라며 “과천시여성배구단과 같은 우수 생활체육동호회를 더 많이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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