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싶었습니다] 이석우 남양주시장
다산 정약용의 도시 남양주시가 올해 가장 뜨거운 도시로 거듭났다.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유기농 도시로서의 남양주시를 각인시킨 것.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자를 꼽으라면 단연 이석우(63) 남양주시장이다. 이 시장은 경기도내 11개 지방자치단체의 부시장과 경기도 본청에서 3개 국장, 그리고 행정2부지사 재임시절 쌓은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특유의 추진력과 리더십을 십분 발휘해 성공적인 대회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받았다.
모험심이 많은 개구장이 골목대장이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통령 경호관을 거쳐 자치행정가로서 성공하기까지 그 숨은 이야기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개구장이 이석우의 화려한 시절
이석우 시장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가까이 하기엔 조금 무섭다”라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워낙 운동을 좋아했고 해군사관학교 시절 럭비, 농구 등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과 다부지게 생긴 얼굴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생긴 편견이다.
호인으로 소문난 이 시장을 알고나면 하나같이 말한다. 진짜 사나이라고. 육군사관학교를 다니던 손위 형의 영향으로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한 이 시장은 졸업 후 해병 생활을 시작했다. 해병 소위에 임관해 포항 제1상륙사단에 배치돼 소대장, 중대장, 작전장교 등을 지내는 동안 그는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시절 청와대 경호관으로 발탁되면서 4년간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1974년 10·26사건이라는 역사의 큰 회오리를 맞으면서 진로를 바꾸게 된다. 내무부 연수원 공무원 교관으로 행정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것.
“해병대 사령관의 꿈을 접어야 했을 때 가슴아팠습니다. 오직 군인의 길만을 생각했고 그 것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쳤기 때문이죠. 하지만 방향은 다를지라고 행정가로서의 사령관이 되고자 꿈꾸기 시작하니 꿈이 이뤄졌습니다.”
영락없는 군인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군생활에서 익힌 도전정신과 조직운영 경험이 다른 공직자들과 조금은 다른 행정마인드를 갖게 했고, 이석우표 색깔로 도시 곳곳을 물들였다.
■행정CEO 이석우의 맹활약
남양주시는 이석우 시장에게 뿌리와 같은 도시다.
“미금시 부시장과 통합 후 남양주시 부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이 많았습니다. 본적이 남양주시의 모태인 양주시 은현면이니 저의 꿈과 이상을 실현시킬 터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환경 휴먼시티로 건설하겠다는 저의 도전은 2006년 7월 3일 민선4기 남양주시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시작된 겁니다.”
2006년부터 남양주시의 변화와 이석우표 행정은 서울특별시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놀라게 했다.
차상위계층을 무한돌봄 서비스인 ‘희망케어센터’와 ‘8272민원센터’는 이 시장의 대표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희망케어센터’는 민선4기 핵심공약 중 하나로 전국 최초로 보건과 복지가 민간자원과 효율적으로 연계해 지난 2007년 4월부터 설치·운영하고 있는 남양주시의 대표 브랜드사업이다.
2007년 4월부터 2010년 4월까지 매년 8천여명이 후원에 참여시켜 총 33억원이 후원금으로 모였으며 그 중 22억원을 저소득층의 생활비, 교육비, 의료비 등에 지원했고 저소득층에게 주거환경개선, 의료, 교육, 세탁, 목욕 등 총 14만4천여건의 서비스를 제공으로 복지체감도를 한 차원 끌어 올렸다.
“그동안 120여 기관이 우리시 희망케어센터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등 새로운 복지전달체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정부와 광역자치단체 등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경기도 역점사업인 무한돌봄센터의 모태도 희망케어센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석우 시장의 목표는 희망케어센터가 우리나라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복지시설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8272민원센터’도 시민들의 불편한 곳,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남양주시 효자상품이다. 8272는 ‘빨리 처리한다’는 의미로 한 통의 전화로 모든 민원 상담 및 안내, 생활불편사항을 ‘One-Call, Non-Stop’으로 서비슬를 제공하는 제도다. ‘8272민원센터’ 시스템은 경기도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365·24 언제나 민원실’이나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다산콜센터’ 등 대한민국 생활민원처리의 표준모델로 자리잡았다.
이와 더불어 시민 밀착형 8272 현장기동반의 상시 운영으로 민원을 찾아가서 능동적으로 처리하는 현장민원선비스를 제공,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정책 전반에 걸쳐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남양주시의 ‘시민참여 행정’은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다. 민선5기 시작과 함께 ‘시민참여행정’을 채택해 그동안 시민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을 결성, 운영하며 126개 분야에 걸쳐 주민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워킹그룹은 전문가, 기업인, 대학생 등이 정기모임과 카페, 트위터 등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풍부한 의견을 내 시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다. 관 주도의 행정에서 탈피해 보자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미 워킹그룹에서 발제된 아이디어는 시장 취임식과 한강 걷기대회, 점프벼룩시장 등 여러 정책에 반영됐다.
직원 관리에 있어서도 이 시장은 상벌이 확실하다. 작년 연말엔 베스트·워스트 공무원을 각각 선발해 일 잘한 직원은 미국배낭여행을, 분발해야 할 직원은 시베리아 횡단여행을 보냈다고 한다. 보고 즐기는 해외연수가 아니라 공무원 시야 확보에 좋은 코스를 추천한 것. 올해는 중국 실크로드와 스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이석우 시장표 행정의 주인공은 ‘시민’
이처럼 이석우 시장표 행정과 조직관리는 시민과 직원이 주인공이다. 시장실 한쪽에 걸려있는 ‘시장십계명’ 액자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청렴하면 탈이 없다’, ‘창조적 대안없이 지역의 미래 없다’, ‘주민참여가 지역발전의 원동력이다’, ‘재선 생각을 버리면 재선 그 너머가 보인다’, ‘시장이 공부하는 만큼 지역은 발전한다’ 등 이 시장은 남양주시를 전국 최고의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 최초로 지난 9월 26일부터 7일간 남양주에서 열린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는 이석우 시장에게도 특별할 수밖에 없다.
역대 최대 규모인 76개국 2천899명이 참가함을 물론 논문 접수 및 발표건수 또한 1천17편으로 역대 최다로 내실도 기한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됐다. 행사기간 동안 25만4천여 명의 일반인들의 행사장 방문을 통해 경기도와 남양주에 직간접적 홍보효과와 관관객 유입에 따른 지역경제활성화 효과가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 농업의 미래에 희망을 보여주고 대한민국 안전농산물의 위상을 강화하는 농업식품사의 큰 획을 그은 국제적인 행사가 남양주시에서 열린 것은 시장으로서 뜻깊은 일입니다. 특히 남양주시는 이미 국제 슬로시키로 지정되었고 2013년 국제슬로푸드대회를 유치함으로써 슬로라이프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명품도시 남양주 더 새롭게 힘차게’라는 시정방침에서의 명품도시는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삶을 통해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려는 시민의 명품화 욕구를 충족시키면 그게 바로 명품도시인 겁니다.”
이석우 시장은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 복잡한 행정을 처리하는데 있어, 얽히고 설킨 지역정치판에서도 이 시장은 단순화를 추구한다. 확실한 목표의식을 갖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단순화라고 생각한다. 이는 곧 겸손을 의미한다. 그의 시장십계명 중 일곱번째가 바로 ‘겸손한 시장 싫어하는 사람없다’는 항목이다.
“친환경의 중심도시로서 남양주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민들 무서워 할 줄 알고,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이에 부합하기 위해 항상 겸손한 자세로 낮은 곳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애주가로 소문난 시장, 주말이면 시민들과 함께 걷기를 즐기는 시장, 주식을 할 줄 모르는 시장, 운동 좋아하는 시장. 이것이 57만 남양주 시민을 대표하는 이석우 시장의 얼굴이다.
대담_유창제 부국장 cjyoo@ekgib.com
글_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사진_전형민 기자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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