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자라섬 JAZZ의 메카로

해방 이후 중국인 몇 명이 참외나 수박농사를 지으면서 살았던 섬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름도 없던 섬을 그냥 부르기 쉽게 중국섬이라 불렀다. 인적이 드물어 버려지다시피 한 섬은 새와 바람만이 있는 조용한 곳이었다. 게다가 홍수가 나면 섬이 잠기는 악조건 때문에 섬은 항상 외롭고 쓸쓸한 조그만 땅덩어리에 불과했다. 이웃사촌인 남이섬이 드라마 촬영장소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것과 대조적으로 섬은 마땅히 볼 것도, 즐길 것도 없는 천덕꾸러기같은 신세였다.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에 위치한 ‘자라섬’ 이야기다.

 

이름도 없이 아무 뜻없이 중국섬이라 불리우던 자라섬이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섬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세계 유명 재즈 뮤지션들까지 가평으로 불러들이고 있는 것. 도대체 가평군 자라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몸에 좋은 자라탕을 잘하는 맛집이라도 있는 것일까.

 

자라섬은 이름만 들으면 자라가 많이 서식하는 섬인가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다. 자라처럼 생긴 ‘자라목이’(가평군 읍내8리)를 바라보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자라섬이라는 이름은 1986년 가평군이 지명위원회를 열어 최종 ‘자라섬’으로 명명됐다.

 

자라섬은 이제 더이상 인적이 드문, 볼 것이 없는 섬이 아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환경기본법등 각종 중첩된 규제로 30여 년 동안 짓눌려왔던 인구 6만여 명에 지나지 않는 가평군에서 문화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문화혁명의 쌍두마차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과 겨울놀이종합선물세트인 ‘자라섬씽씽겨울축제’는 이제 가평의 브랜드파워를 높이며 성장 동력의 한축이 되고 있다.

■음악계의 명절,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8회째를 열리고 있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지난 7년간 약 75만5천여 명의 관객이 찾아 재즈파티를 즐겼다. 일반인들에게 낯선 재즈를 친숙하게 만들어 준 이 축제는 자연과 하나되는 독특한 친환경생태축제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대한민국 우수축제다.

 

지난 10월 1일부터 3일간 자라섬과 가평읍 일원에서 열린 올해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에는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브라질 등 21개국의 정상급 연주자 36개팀(외국 25개팀, 국내 11개팀)과 아마추어 연주자 45개팀등 총 81개팀의 아티스티가 참여해 무대를 선보였다.

 

올해도 자연 그대로의 야외무대에서 인간의 유희 본능을 자극하는 원초적인 리듬을 느낄 수 있도록 무대가 마련됐으며, 재즈는 연주의 특성상 관객의 반응에 따라 연주자가 연주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더욱 박진감있고 생동감 있는 무대를 맛볼 수 있었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솔로, 트리오, 빅 밴드, 아카펠라, 탭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재즈와 재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만나는 파노라마로 관객에게 만족을 주고 기대감을 갖게 한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벌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다채로운 행사가 주는 다양성이다. 청정지역의 자연과 농민들의 정성으로 빚어내는 재즈막걸리, 재즈와인, 한우양념구이 간식들은 시각과 청각에  미각을 더해 행복을 안겨주고 있다.

 

또한 전원형 명품시장과 만나는 도농협력 농특산물 시장과  각종 홍보부스에서 행해지는 퀴즈, 전시, 체험행사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축제장에 웃음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세계 최정상에 올라있는 재즈 뮤지션을 직접 만나 평소 접하기 힘든 재즈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는 점과 수려한 대자연, 편리한 접근성 등이 축제의 만족도를 최고조에 달하게 한다.

■겨울놀이종합선물세트 ‘자라섬씽씽겨울축제’

 

하얀눈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빙판 위에서 친구와 연인, 소중한 가족에게 잊지 못할 겨울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 바로 자라섬이다.

 

생태·축제·레저문화의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자라섬을 중심으로 1급 수질의 가평천 일원에서 새해 열리는 자라섬씽씽겨울축제는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놀거리로 지역축제의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자라섬씽씽겨울축제는 썰매도 타고 물고기도 잡고 사진도 찍고 야간에는 스케이트도 타며 공연도 놀이도할 수 있는 겨울놀이 종합선물세트다.

 

겨울축제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것은 축구장면적 11.5배 해당하는 8만2천400㎡규모의 넓은 얼음광장에서 펼쳐지는 송어얼음낚시와 전통썰매타기다. 축구장의 11배가 넘는 얼음광장은 한꺼번에 3만명을 수용한다.

 

4개면으로 구성된 얼음낚시광장에서는 민물고기의 귀족인 송어를 잡아 올리는 짜릿한 손맛을 만끽할 수 있다. 가족간의 화목과 사랑, 여가문화 확산을 위한 가족낚시터도 운영된다.

 

6천명을 수용하는 2만2천400㎡얼음썰매장은 도시에선 구경도 어려운 전통썰매타기와 썰매볼링, 썰매컬링, 썰매레이싱 등 다양한 게임이 진행돼 흥겨움 속에 전통놀이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얼음광장 곳곳에는 눈썰매장, 포토존, 놀이시설 등이 마련돼 즐거움과 추억을 안기게 된다.

 

축제장은 서울에서 자동차로 50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전철을 타도 가평역에서 내려 10분이면 녹색축제인 자라섬씽씽축제장에 닿는다.

 

자라섬씽씽겨울축제는 여행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썰매, 낚시체험비용 등을 가평사랑상품권으로 돌려 받는다. 상품권은 가평군에선 현금이나 다름없다. 마트나 음식점, 심지어 택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축제장 인근에는 동서양의 각종생태식물 1만8천여종이 자라는 자연생태테마파크인 이화원, 가평 짚와이어, 남이섬 등과 쁘띠프랑스와 아침고요수목원도 차로 20~30분거리에 있다. 문의(031)580-2114

 

글_가평·고창수기자 chkho@ekgib.com

 

사진_가평군청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