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이기주의에 ‘아이들의 꿈’ 무너져
어린이들의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한 다목적체육관 건립 계획이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12일 과천시와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이하 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과천초는 교육지원청 사업비 17억원과 시비 25억5천만원 등 총 42억원5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상 3층 규모의 다목적 체육관을 건립키로 했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체육관을 건립할 경우 조망권과 일조권, 소음, 사생활 침해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지하1층과 지상2층의 설계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교육지원청은 현 상황에서는 설계변경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들이지 않는 등 양 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사업은 수 개월째 표류해 왔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지자 과천시의회는 지난 7월 임시회에서 주민들의 민원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비를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 주민합의가 이뤄지면 사업비를 지원한다는 조건으로 과천초 체육관 사업비 의결을 보류했다.
교육지원청은 주민 반대로 사업비 지원이 보류되자 지난 5일 시에 과천초 다목적체육관 건립 사업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교육지원청은 올해 안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지난 9월내 시 예산이 지원됐어야 하는데 시의회에서 예산을 의결하지 않아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천초 학부모 등 지역주민들은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아이들이 뛰어 놀 곳이 없어졌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12억원의 특별교부금은 올해안으로 사용하지 못할 경우 반납해야 한다”며 “그동안 수차례 예산지원을 요청했지만, 시의회에서 이를 거부해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과천초 다목적 체육관 건립사업이 무산된 것은 예산문제가 아니라 교육지원청과 학교 측이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교육지원청과 학교가 수개월동안 체육관 부지조차 선정을 못하는 등 주민 민원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고 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hp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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