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위 도약·세계 35위 규모 ‘글로벌 스탠더드’ 시대 열다

이한철 킨텍스 대표이사

국내 최대 전시컨벤션센터인 킨텍스(KINTEX) 이한철(54) 대표이사는 요즘 출근길이 즐겁다. 새로운 ‘식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웃게, 때론 울게 만드는 식구는 바로 2009년 1월 착공 이후 2년9개월 만에 대역사가 마무리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제전시장의 면모를 갖춘 ‘킨텍스 제2전시장’이다. 이 대표는 새식구를 맞이하기 위해 매일 운동화를 신고 현장시찰에 나서 조명설치부터 시작해 청소작업, 심지어 카페트 까는 일까지 일일이 체크할 만큼 정성을 쏟았다.

 

이 대표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속에 태어난 제2전시장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제1전시장 바로 옆에 건립됐다. 부지 면적 20만566㎡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전시 면적만 5만4천㎡에 이른다. 제1전시장과 비슷하다. 제2전시장 개장으로 킨텍스 전시 면적은 모두 10만8천㎡으로 늘었다. 축구장 10개를 붙여놓은 크기다.

 

넓은 전시 면적은 명실상부 국제전시장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것을 의미해 9월 28일에는 손님을 초대해 흥겨운 개장축하잔치도 벌였다. 한마당 잔치 후에 만나 이 대표는 ‘킨텍스 제2전시장’ 자랑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아시아 네번째 규모…킨텍스 르네상스 시대 개막

 

2005년 개장한 제1전시장은 지난 해까지 서울모터쇼 등 전시회 521건, 컨벤션회의 2천17건을 개최해 참관객만 1만924만명을 기록했다. 단지 제1전시장이 협소해 3~4년 주기로 열리는 세계 유수의 전시회를 개최하지 못하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 대표는 공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제2전시장의 개장이 킨텍스의 르네상스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월 28일은 중국, 태국,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 4번째로 전시면적 10만㎡ 이상의 전시장을 갖춘 국가가 된 아주 뜻깊은 날이었어요. 그동안 전시면적이 부족해 대형 국제전시회의를 유치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국제전시회 유치에 성공해 국내 전시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킬 생각입니다.”

 

이 대표는 들떠 있었다. 충분히 그럴만한 것이 ‘킨텍스 제2전시장’은 세계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은 인프라와 경쟁력을 갖췄다.

 

공사비만 총 3591억원이 투입된 킨텍스의 총 전시면적은 10만8049㎡로 국내 총 전시면적의 41%에 해당한다. 아시아권에서 10만㎡를 넘는 전시장은 태국, 중국, 싱가포르에 이어 4번째다, 일본의 경우 최대로 넓은 전시면적이 8만660㎡로 킨텍스의 80% 수준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단순하게 크기의 확대가 아니라 제2전시장이 제1전시장과 비교해 안전과 환경 등의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우선 외관은 나비 모양으로 입체감을 더 했으며 지열시스템과 태양열 시스템 등을 통해 에너지 생산과 각종 절전기구를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연간 10억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 및 4000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감소 효과를 얻는 등 친환경 콘셉트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개장 기념 ‘한국산업대전 2011’ 성황

 

특히 제2전시장은 리히터 규모 6.5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 공법과 하중저항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산화탄소를 감지해 신선한 공기 공급 및 실내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빌딩 증후군을 방지한다.

 

이외에도 조기감지형 소방시스템, 낙뢰경보기, 무정전이 가능한 CTTS 등의 시스템도 구축돼 그야말로 최첨단 전시장으로서의 면보를 갖췄다.

 

이런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킨텍스 제2전시장 개장에 맞춰 킨텍스는 국내 전시산업 역사상 10만㎡ 이상 전시면적을 사용하는 첫 전시회로 ‘한국산업대전 2011’을 9월 28일부터 4일간 개최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가 주최한 한국산업대전은 한국기계전, 서울국제공구 및 관련기기 전시회, 금속산업대전, 서울국제종합 전기기기전, 국제인쇄산업전, 플라스틱고무산업전 등 모두 6개 전시회로 열려 성황을 이뤘다.

■넘아야 할 산…호텔·교통인프라 확충 올인

 

이제 국제전시산업 메카로 첫발을 내딛은 ‘킨텍스 제2전시장’. 지난 6월 취임한 이 대표는 규모가 커진만큼 앞으로 먹고 살 일(?)이 걱정이다. 과연 거대해진 제2전시장이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도민들도 많다.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걱정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텔 등 숙박 및 쇼핑시설 부족한 것이 앞으로 킨텍스가 넘어야 산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을 365일 풀가동해도 연 300억원의 고정경비를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망이 있고 목표가 있으면 달려가게 되는 거 아닐까요.”

 

이렇듯 이 대표는 정확한 문제인식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취임 후 전직원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전시임대사업에만 머물러 있다면 킨텍스 제2전시장은 날개도 펴보지 못한 채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항시 지니고 있자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제2전시장까지 준공되면서 생산유발 효과는 2015년 기준으로 연 1조150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2만5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단순 장밋빛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비밀병기가 있어야 할텐데.

 

이 대표는 전세계 유명 전시장의 경우도 가동률이 35~40%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킨텍스가 직접 주관하는 전시 및 행사를 기획하는 등 수익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앞으로 임기 3년동안 킨텍스가 세계 최고의 전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력투구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익사업 극대화를 통해 생존해 나갈 것이고 이를 위해 인근 숙박, 관광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시장으로 발전시켜나가야죠.”

 

1981년부터 코트라에서 30여년동안 근무하면서 무역전문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아 온 이 대표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곧 머지않아 경기도 고양에서 국제통신박람회(ITU)나 국제섬유기계전(ITMA) 등 메이저급 국제전시회가 열릴 것 같은 행복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_고양·유제원기자 jwyoo54@ekgib.com

 

사진_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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