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주유소 기름값은↑

서울, 휘발유ℓ당 2천40원대 판매…경인지역도 오름세 지속

국제 유가는 떨어지고 있지만 주유소 휘발유값은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유가 정보를 알려주는 오피넷은 5일 국제 유가(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76.67 달러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서울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3일 기준 2천41.92원)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사상 최고가격(2천43.76원)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가 최고치(140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08년 7월과 비교하면 현재 가격은 76달러로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지만, 국내 유가는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

 

이날 서울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값은 2천41.58원으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던 전날에 비해 다소 떨어졌지만 경기도(1천976.33원)와 인천(1천979.38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전국 보통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4일 1천933.21원을 기록한 뒤 한 달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 3일 기준 ℓ당 1천964.46원으로 지난 4월5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1천971.37원)에 육박했다.

 

국제 유가 하락에도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없는 국내 정유사들도 답답하기만 하다.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을 밑돈 8월 한 달간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세전)는 ℓ당 890원대에서 900원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환율이 오르기 시작한 9월 초부터 휘발유 공급가격은 급격히 올라 ℓ당 94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로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박모씨(36·과천)는 국제 유가는 떨어진다는데 주유소 휘발유값은 오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국내 정유사를 전기와 수돗물 공급을 책임지는 한전이나 수공과 같이 나라에서 관리해야 한다”라며 “정부가 국민이 생활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에너지인 기름 공급을 민영화한 것이 화근”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유류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3개월간 기름값 인하로 실적이 예년에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유류업계에 다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기본적으로 정부에서 유류세를 인하해 기름값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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