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3번째 맞는 개천절
“개천절이 뭐에요?” 올해 63번째 맞는 개천절의 의미가 날로 퇴색하고 있다. 개천절의 의미 등을 되새길 수 있는 시설을 찾아볼 수가 없는데다, 학생들에게 역사의식을 심어주자는 취지로 학교 및 공원 등지에 세워졌던 단군상은 우상숭배 논란에 휩싸이며 관리·감독이 전무, 상당수가 훼손 또는 철거되고 있다.
2일 경기도교육청과 홍익교원연합 등에 따르면 개천절은 대한민국 4대 국경일 중 하나로, 지난 1909년 대종교의 주도 아래 경축일로 제정된 후 1919년 임시정부 수립 때 국경일로 선포됐다.
이어 정부는 1949년 10월3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매년 양력 10월3일 개천절(건국기념일)에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달고, 단군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의 뜻을 되새기게 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개천절의 의미를 이해시키고 교육할 수 있는 박물관, 공원 등이 경기지역에는 전무한 상태다. 그나마 천안에 ‘국학원’, 서울 ‘단군성전’ 등 전국에 2곳만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도내에선 개천절을 맞아 가족단위로 방문하거나 견학할 시설을 찾지 못하면서 일반적인 공휴일로만 여겨지고 있다.
‘단군상’ 우상숭배 논란으로 훼손·철거
도내 교육할 곳 전무…단순 공휴일 전락
상황이 이렇자 이번 개천절 연휴기간(9월30일~10월4일) 동안 해외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은 3만3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9천여명) 대비 60%나 증가하는 등 그저 공휴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999년부터 국학운동시민연합이 국민 성금을 모아 전국 369개 장소에 설립, 기증한 단군상은 우상숭배 논란에 휩싸이며 47개가 훼손 및 철거된 상태다.
경기지역에는 2천년대 들어 92개 장소에 설립된 단군상이 목이 잘려나가고, 얼굴에 낙서가 되는 등 24개가 훼손 및 철거됐으며 교육 및 행정기관은 관리·감독은커녕 단군상이 설치된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김수정 홍익교원연합 사무국장은 “대한민국의 건국기념일인 개천절의 참뜻이 종교문제와 연휴에 묻혀버리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정부차원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홍익교원연합이 지난 8월25일부터 9월10일까지 전국 9개 지역 초·중·고생 1천1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개천절을 모른다고 답변한 학생이 초등학생 74.2%, 중학생 51.8% 등으로 나타났다. 안영국기자 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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