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퇴출’ 인천 에이스저축은행 고객 설명회
19일 오전 9시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S웨딩홀 앞.
에이스저축은행 설명회가 열린 이곳에는 자신의 예금은 전액 보장받을 수 있는 지, 어떤 방식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지를 알아보려는 예금주 수천명이 찾아와 북새통을 이뤘다.★관련기사 3면
지체장애인인 이모씨(38·여·남동구 구월동)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간신히 설명회가 열리는 S웨딩홀 2층을 찾았다.
그러나 이씨는 정원을 2배 이상 초과한 600여명이 들어찬 웨딩홀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밖에서 22일부터 가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만 듣고 돌아서야 했다.
이씨는 “오늘 아침에서야 뉴스를 보고 알게 돼 부랴부랴 거래내역을 조회해봤더니 매달 붓는 적금 160만원이 새벽 3시께 자동인출됐다”며 “토요일인 17일이 인출날짜라서 당연히 인출 안됐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했다.
경기도에서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서 오전 6시부터 건물 앞에서 기다렸다는 박모씨(63)는 “곧있을 막내딸 결혼 자금인데 일부라도 찾을 수 있는건지 궁금해서 도저히 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불안감을 표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설명회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예금주들은 분통을 터트리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40대 주부 김모씨는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이 어떤 심정으로 온 사람들인데 이렇게밖에 응대를 못하냐”면서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소리도 안들리는데 아침일찍 사람 불러놓고 장난하는거냐”며 화를 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 오전 11시 등 모두 4차례의 설명회를 열었으나 몰려드는 인파를 전부 수용하지 못해 급하게 설명회 장소를 추가로 물색했지만 예금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예금보험공사는 설명회를 통해 예금자 1인당 원리금 기준 5천만원 이하의 예금을 전액 보호받을 수 있으며, 오는 22일부터 11월21일까지 2개월동안 예금 중 최대 2천만원까지 가지급금을 준다고 밝혔다.
해당 저축은행 영업점(본점 및 지점), 농협중앙회 대행지점을 방문하거나 인터넷(dinf.kdic.or.kr)으로 신청하면 지급받을 수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에이스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 등이 대주주와 연관된 사업장에 거액을 대출해주거나 차명계좌를 동원해 불법영업한 정황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에이스저축은행은 파주 선유리 공동주택 사업과 고양시 일산터미널 신축 사업에 전체 여신한도의 70%에 달하는 6천400억원 규모의 대출을 해줘 BIS 비율이 지난해말 8.2%에서 -51.1%까지 떨어졌다.
김미경·박용준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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