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늘면서 도매가 20~30%↓ 전망… ‘과수농가 울상’
추석이 지나자 사과와 배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폭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른 명절로 과일의 출하 시기와 최대 성수기가 맞지 않아 가격 하락의 피해를 보게 된 과수 농민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
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추석 이후 사과, 배, 복숭아 등의 과일 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사과는 홍로 상품 15㎏ 기준 9월 중·하순 평균 도매가격은 추석 성수기 4만6천~4만9천원보다 20% 가량 낮은 3만6천~3만9천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추석에 주고 받은 선물과 제수용품으로 마련한 과일들이 사용될 기간 동안 소비가 감소하는데다 추석 이후 시장거래일수가 작년보다 10일 정도 많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배도 신고 상품 15㎏ 기준으로 중·하순 평균가격이 추석 성수기의 4만4천~4만7천원보다 30% 가량 낮은 2만9천~3만2천원으로 최대 31.9%가 폭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10월 이후 배 출하량은 작년보다 4%나 많아 가격 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농업관측센터는 복숭아 역시 가락시장에서의 평균도매가격이 상품 4.5kg에 1만6천~1만8천원으로 작년보다 8% 가량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농협수원유통센터에서의 과일 소매가격도 추석을 전후해 격차가 생겨 15일 기준으로 사과 3개가 9천900원으로 3주 전(1만1천800원)에 비해 23%가 떨어졌고, 배는 같은 기간 1만2천800원에서 7천900원으로 39%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과수 농민들은 출하시기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성에서 배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이모씨(55)는 본격적인 상품 출하를 앞두고 가격이 떨어지자 직거래 판매나 냉장창고에 당분간 저장해두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으며, 파주 사과농장의 조모씨(62) 역시 물량이 넘쳐 온라인을 통해 세일 판매를 계획 중이다. 조씨는 “좋은 시기에 좋은 상품이 출하됐더라면 좋았을텐데 이른 추석 때문에 물건이 남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내 농산물유통 관계자는 “올해는 명절 이후 가격 하락폭이 평년에 비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떨어진 가격 때문에 농민들이 사과와 배를 저장해 두고 시장에 내놓지 않아 하락폭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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