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힌 서민들 이젠 어디로…

은행 이어 제2금융권까지 가계대출 비율 제한 ‘까다로운 심사’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증가율을 0.6%로 낮출 것을 지시하는 등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2금융권 가계대출에도 제한조치가 내려지면서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가 은행권에 대출 증가 비율을 제한한 이후 2금융권에도 가계대출 비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제2금융권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졌다.

 

또 현재 카드사에 대해 50%로 제한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의 사업비중을 더 낮추는 방안도 제2금융권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목돈을 마련할 여력이 없는 서민들은 2금융권 대출조차 얻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화성에서 수원으로 출퇴근하는 박모씨(30)는 최근 수원으로 집을 옮기려고 시중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박씨는 대출 요건이 비교적 덜 까다로운 새마을금고를 찾았지만 역시나 헛수고였다. 금고 측이 담보가 불확실하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수원 화서동에서 보증금 500만원에 20만원짜리 반지하 월세를 살고 있는 오모씨(31)도 원룸 전세로 집을 옮기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을 방문했지만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오씨는 결국 연 20%가 넘는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받느니 당분간 현재 살고 있는 반지하 방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치솟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는 각종 대책이 돈이 필요한 서민들을 옥죄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제2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서 공식적으로 하달된 것은 없지만 부실 자산 증식 감사라는 이유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대출을 줄이라는 소리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은 8월 가계대출한도인 0.6% 증가율을 넘기면서 상당수 은행 영업점이 가계대출을 사실상 중단해 자금난에 처한 가계와 자영업자들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을 전전하고 있다.

 

또 일부 시중은행은 대출희망자를 은행에 소개해주고 중개수수료를 받는 대출모집인 영업을 이달 말까지 중단하면서 이들 대출모집인도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 은행 대출모집인은 “신규주택자금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등 대부분 영업을 당분간 하지 못하게 됐다”며 “다음달부터 재개할수 있다고 하지만 그때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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