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한창훈씨(48)가 8년 만에 낸 장편 ‘꽃의 나라’(문학동네 刊)가 나왔다.
이번 장편은 인터넷 독자 커뮤니티 문학동네(http://cafe.naver.com/mhdn)에서 열렬한 호응 속에 일일연재(원제:남쪽 역으로 가다)된 작품으로, 전작 ‘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 이후 8년 만에 낸 장편소설이다.
한창훈은 그간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소시민들의 삶을 진솔한 이야기로 풀어내며, 자신만의 생생한 바다 내음 짙은 사투리를 통해 한창훈표 소설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런 그가 ‘꽃의 나라’에서는 바다와 섬을 배제하고 광주항쟁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폭력 앞에 나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 실존의 모습을 꿈 많고 우정 짙은 고교생 소년, 소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한 편의 우수 어린 성장소설처럼 그려내고 있다.
작품에는 여수 출신으로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고교 2학년 때 5ㆍ18을 겪은 작가의 자전적 삶이 고스란히 반영했다.
소설은 1970년대 말 항구와 인접한 어느 도시가 배경이며 1, 2부로 나뉜다.
폭력의 전통이 짙은 한 고등학교에 입학한 남학생들이 숱한 싸움과 선생님의 구타를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1부에 실렸고, 소설은 2부에 들어서면서 1980년 ‘광주민주항쟁’을 배경으로 국가폭력으로 급격히 전환한다. 대학생들이 데모를 시작하고 민주주의의 열기가 도시와 학교 곳곳에 몰려온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도시에 탱크가 몰려오고 특수부대 군인들이 시민들과 대학생들을 진압하기 시작한다. 군인들은 곤봉과 총, 칼을 앞세워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시민들은 속절없이 푹푹 쓰러진다.
한 작가는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광주민주화운동을 다시 언급한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책이 5·18에 대한 기록과 증언을 다뤘기 때문에 소설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사실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문학 텍스트의 소재가 되도록 시간이 무르익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값 1만1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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