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랑 바람난 남편을 어찌할까?
남편이 바람이 났다. 그것도 미성년자랑. 남편은 그 미성년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5년을 기다리며 아내를 기만한다. 과연 당신이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혼 당한 여성의 복잡한 심리와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낸 ‘홀로서기’(지혜정원 刊)는 진하게 아픈 소설이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여성작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엘레나 페란테(Elena Ferrante)의 대표작이다.
엘레나 페란테는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많은 사랑과 찬사를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저자이지만, 그녀의 신상은 미스터리 그 자체이다. 나폴리에서 태어났고 일찍 고향을 떠나 오랜 세월을 외국에서 보냈다는 사실 정도만 밝혀져 있을 뿐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은 베일에 싸여 있다. 언론의 인터뷰조차 아주 가끔 이메일로만 허락할 정도로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길 꺼리는 은둔 작가이기에, 엘레나 페란테라는 필명 뒤에 분명히 다른 유명 작가가 숨어 있을 것으로 추측했던 기자들이 열심히 파헤쳐 보았지만, 어떤 실마리도 찾을 수 없었고 아직도 그녀의 존재는 얼굴 없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만 남아 있다.
작품은 어느 날 남편으로부터 일방적인 이혼 통보를 받고 상실의 고통에 빠진 결혼 15년차 주부 올가가 삶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그린 여성 심리소설이다. 믿고 사랑하던 남편에게 버림당한 여성의 복잡한 심리를 직설적이면서도 솔직하게 담아냈다.
출간 당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무려 48주 동안 이탈리아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었다.
또 로베르토 파엔자 감독이 영화로 제작, 제62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 경쟁부문에 오르기도 했다.
복잡한 관계 속에서 쉽게 상처받게 되는 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파고드는 이 작품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현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다독여 준다.
스펙터클한 사건도 없다. 영화처럼 멋진 인물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문학 소설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통속적인 사랑과 배신을 테마로 그저 한 여성의 삶과 심리를 담담하게 쫓아간다. 소설 자체가 워낙 주인공의 심리안에 갇혀 있게 함으로써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측면이 있어 소설의 여운은 깊게 남는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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