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건설사 ‘3중고’ 경영 악화

궂은날씨 ‘공사지연’… 원자재 가격↑… 물량난 ‘수주전 과열’…

완공 늦어지면 ‘지체보상금’…일부 건설현장 밤샘작업

여름 비수기를 맞은 도내 건설업체들이 궂은 날씨에 따른 공사지연, 시멘트, 기름값 상승에 의한 원자재 가격 부담, 물량난에 따른 수주경쟁 과열 등 3중고에 시름하고 있다.

 

15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체들이 올해 여름 들어 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우로 공사를 제대로 못해 공사기간 맞추기에 초비상이다.

 

건설업체들은 공사를 계약기간에 완공하지 못하면 발주처에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공기지연이 큰 부담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완공시점에 맞추려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4대강 사업, 고속도로 등 국가기간시설의 경우 제때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 현장은 맑은 날을 골라 밤샘 작업을 벌이고 있다.

 

A건설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장마를 감안해 공사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크게 늦춰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공기지연 시 밤샘 작업을 벌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교신도시 공사현장의 경우 하루 건설중장비 임차료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교신도시 B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15~30일 이상 공기가 지연되며 공사기한 맞추는 데 건설사들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비가 오락가락 할 경우 공기를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시멘트, 기름값 등의 상승은 공사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전문건설업체 등 하도급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내 C전문건설업체는 “하도급업체는 원도급업체가 하도급대금에 적정이윤을 보장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다 중장비 운영비마저 크게 늘어나면서 운영자들과의 마찰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공사물량 부족에 따른 건설사 간 치열한 수주경쟁으로 낙찰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건설사의 경영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소규모 공사에도 대형건설업체가 가세하면서 중소건설업체는 더욱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최저가낙찰제 대상 공사의 입찰경쟁률은 평균 53.2대1로 최근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저가낙찰제공사 1건당 53개 이상 건설업체가 수주경쟁을 벌인 셈이다.

 

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최저가낙찰제공사의 경우 낙찰률이 평균 80% 선을 유지해야 어느 정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지금 상황은 원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 모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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