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 집유 거부로 비축 물량 떨어져… 소비자 피해 불가피
“원유 수급에 차질이 있어 당분간 우유배달이 중지됩니다.”
수원에 사는 A씨(45·여)는 11일 우유배달 업체로부터 12일부터 16일까지 우유배달이 중지된다는 휴대전화 문자를 받았다.
낙농가와 유가공업체의 원유(原乳)가격 협상이 좀처럼 타결되지 않자 낙농가가 10일부터 집유거부를 시작, 우유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유 업계가 가장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일반 가정 배달까지 차질이 발생하는 등 우유대란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1일 도내 우유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에서 집유를 거부하면서 일부 우유공장은 아예 가동을 중단했다.
하루 400여t의 우유를 생산하는 서울우유 안산공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하루 300t의 우유를 생산하는 서울우유 용인공장과 양주공장도 이날 저녁부터 공장 가동을 멈췄다.
하루 320t을 집유, 가공하는 매일유업 평택공장도 집유거부에 동참하지 않은 일부 낙농가에서 공급한 원유로 30% 수준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지만 12일부터는 공장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낙농육우협회가 밝혔던 대로 원유 납품 가격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낙농가들은 지난 10일부터 집유를 거부하고 있다.
원유가격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다해도 이미 12일 아침 출고 물량부터는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우유는 통상 하루 전에 집유한 원유를 가공, 다음날 아침 각 판매점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집유거부가 시작된 지난 10일 이후 11일까지는 우유대란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12일 아침부터는 공급 물량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대형마트 등 일선 매장에서도 이날 오후부터 점차 우유공급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은 이날 오후 3시 이후부터 물량이 빠르게 줄었고 이마트 서수원점도 공급 물량이 줄어 12일부터는 우유판매대에 물량을 채우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12일 우유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며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 돼야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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