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여부를 놓고 여·야·정이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5일 미국 상원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한미 FTA 이행법안의 9월 처리에 합의한 만큼 8월 임시국회 처리를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10+2’ 재재협상은 토론이 불가피하다며 비준안 처리를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한미 FTA 여야정 협의체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수원 팔달)과 여야 외통위 간사인 유기준·김동철 의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핵심관계자들이 총출동했지만 이견을 좁히는 데는 실패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미국 상원 양당 대표가 9월 의회 개회 이후 한미 FTA를 포함한 3개 FTA와 TTA(무역조정지원) 추진계획에 합의한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며 “미국이 대선국면에 들어가기 때문에 FTA를 처리하기 어렵다는 시각을 불식했다. 우리 국회에서 FTA를 진지하게 정상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유기준 의원은 “FTA의 정상적 처리를 위해 외통위에 상정해야 논의해야 한다”며 “여야정 협의체의 논의도 좋지만 정상적 방법으로 상임위에 상정하고 피해대책 토론회와 공청회 등 전반적 대책과 부수입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여야정 협의체를 왜 만들었느냐. 여야가 선입견 없이 원점부터 쟁점별로 검토해보자고 만든 자리”라면서 “반대가 거센 상황에서 처리하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특히 “협의체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해도 안 늦다”며 “논의 전에 외통위 상정부터 이야기하면 FTA에 대한 국민적 갈등 해소 없이 밀어붙이겠다는 것으로 역사에 두고두고 죄를 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미국 상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9월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더 이상 늦추지 말고 민주당이 제안한 ‘10+2’ 재재협상을 미국 정부와 조속한 시일 내에 바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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