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원자재 이어 ‘산업용 고압’ 6.3% 인상…제품 생산원가 악영향 ‘초비상’
정부가 8월부터 산업용 고압 전기요금을 6.3%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도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기름값 인상 등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가운데 전기요금마저 인상될 경우 제품 생산 원가에도 영향을 미쳐 제품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도내 제조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내달부터 산업용 고압 전기료를 6.3% 인상하고, 자영업자용 저압요금과 중소기업용 저압요금은 2.3% 인상키로 했다.
이처럼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제조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화성공장, 소하리공장은 식사 및 교대시간 중 가동이 불필요한 설비의 가동을 정지하고 사무실과 공장 주변 조명을 축소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백억원의 전기료를 추가로 내야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건물 내부 온도를 정부 권고치로 유지하고 조명 조도를 낮추는 등 에너지 절약에 안간힘이다.
이천 하이닉스와 파주 LG디스플레이 사업장 역시 절전을 대대적인 캠페인으로 삼고 직원들의 전기 절약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부 조명 운용 시간도 조절하고 점심 소등도 꾸준히 펼치는 등 수년에 걸쳐 전력소비 패턴을 바꿔 수천억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중소제조업체들 사이에서도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에 적용하는 산업용 고압 전기요금 인상에 비해서는 인상 비율이 낮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어려움이 겹쳐 오히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중에도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거나 기계를 돌리는 업체들은 전기요금 인상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화성의 반도체 부품업체 M사 관계자는 “납품 물량을 채우기 위해 24시간 공장을 가동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편”이라며 “전기요금을 포함해 생산원가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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