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民갈등에 市長주민소환까지… 보금자리 해법찾기 진통
반대주민
집값 하락·자연경관 훼손 재건축사업에도 악영향 주장
과천시
30만여㎡ 부지에 IT사업단지 ‘자족도시’로 탈바꿈 강조
찬성주민
개발제한으로 수십년 피해 “더이상 희생 못한다” 개발 촉구
과천보금자리주택은 과천주민에게 약인가 독인가. 아직까지 이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해 주는 기관이나 전문가는 없다.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과천지역은 보금지리주택으로 인해 관과 민, 민과 민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으며 급기야 정치인의 주민소환까지 진행되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여인국 과천시장이 보금자리주택을 받아들여 과천의 가치를 하락시켰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해 인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건축사업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자연경관 훼손으로 인해 전원도시라는 과천의 정체성이 불투명해지고, 교통체증 등으로 생활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며 보금자리주택 지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함께 과천시의회 서형원 의원과 황순식 의원을 비롯한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보금자리 주택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보금자리주택이 서민을 위한 주거정책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꾼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같은 보금자리주택 반대론이 확산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과천시장 주민소환이 거론되기 시작했고, 주민대책위는 지난 19일 주민소환을 위한 서명운동에 착수했다.
그러나 과천시는 주민과의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사업은 과천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사업으로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자연이 훼손되거나 집 값이 하락하는 정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과천보금자리주택지구에는 30만여㎡ 부지에 IT사업단지가 조성되는데 이곳에는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 100여개의 기업체가 입주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IT사업단지가 조성되면 과천시는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도시로서 탈바꿈 돼 오히려 주변의 집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금자리주택 토지주들은 과천지식정타운이 됐던, 보금자리주택이 됐던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 10년동안 개발의 피로감이 지쳐 있다며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땅을 헐값에 빼앗길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농사를 대물림해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이곳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40여년 동안 방 한칸 늘릴 수도 없고, 비가 새도 집을 고칠 수 없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왔는데 아무 관계도 없는 아파트 주민들이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을 반대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토지주들은 십수년 동안 아파트 주민들이 개발제한구역내 주민들의 정신적 고통과 재산적 피해 등 희생을 밟고 쾌적한 환경을 누려 왔다며 언제까지나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이곳 주민들이 희생을 해야 하냐며 반발하고 있다.
또 현실성 없는 대안을 가지고 보금자리주택을 반대하는 시의원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혀가고 있다. 이들은 서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업을 반대하면서 아파트 주민들을 선동해 정치적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시의원들이 국책사업으로 지정된 보금자리주택을 취소하고 당초계획대로 지식정보타운 사업을 추진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주민들과 시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지구지정이 보류되는 등 사업이 중단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이곳 주민들은 서형원 의원과 황순식 의원을 주민소환키로 하고 지난 19과 21일 선관위에 관련 서류를 접수했다.
특히, 민과 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고소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여인국 과천시장과 여 시장의 처제인 장모씨는 보금자리 반대 주민대책위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자신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과천경찰서와 안양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처럼 과천보금자리주택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얽혀 이견과 갈등이 심화돼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기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과천=김형표기자 hpkim@ekgib.com
“과천의 미래발전 위해 개발 추진돼야”
贊, 강성훈 주민대책위원장
과천주민 한 사람으로서 과천 미래발전을 위해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보금자리지구 개발은 필히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산권을 따지자면 개발제한구역에서 살아온 주민들보다 더 하겠는가. 40년 동안 재산권 행사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비가 새도 집 수리를 못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왔다.
이제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사람도 없다. 차라리 이 지역이 개발돼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것이 이 지역 사람들의 소박한 마음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집 값이 하락한다고 걱정을 하고 있지만 108㎡ 아파트 가격이 8억∼9억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충분한 가격이 아닌가. 그리고 10년전 2억∼3억원에서 10억원에 가까운 가격이면 많은 이익을 본 것이 아닌가. 최근 시장논리에 의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을 하고 있는데도 마치 보금자리주택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천 발전이라는 큰 틀에 국정 정책을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투기꾼 위한 정책… 삶의 질 악화 우려”
反, 유재명 주민비상대책위원장
과천시는 보금자리주택 정책을 받아 들이는 과정에서 과천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밀실행정으로 밀어부쳤다. 이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추진해 왔던 과천지식정보타운 사업이 보금자리주택 사업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는 과천시 미래발전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LH공사의 적자를 보존하는 사업이다.
또 보금자리주택은 부동산투기꾼들을 위한 정책으로 과천 서민들의 거주지를 빼앗기 때문에 주민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천시는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전원도시다. 그런데 여인국 과천시장이 보금자리주택 정책에 동의함에 따라 과천시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에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게 됐다. 이는 전원도시라는 과천시의 가치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 훼손, 교통체증 등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시가 살기좋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보금자리주택 정책은 반드시 취소돼야 한다.
“첨단 프로젝트… 주민의견 최대한 수렴”
여인국 과천시장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과천시의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 지난 2001년부터 추진돼 왔던 사업이다. 지난 10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올해 사업추진이 가시화 됐으나 LH공사의 재정난으로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시는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방채 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으나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보금자리주택 개발방식으로 전환해 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보금자리주택 방식으로 추진되더라도 시가 구상한 IT산업단지는 계획대로 개발된다. 만약 시가 이같은 방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경우 과천지식정보타운은 IT사업단지가 없는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정됐을 것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사업은 과천의 미래발전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과천시는 베드타운의 도시가 아닌 IT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최첨단도시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현재 주민들의 반대로 지구지정을 보류해 놓은 상태이다. 앞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이 문제를 풀어 나갈 계획이다.
과천=김형표기자 hp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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