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장마까지 겹쳐 생산량 급감 유통업체 품절 사태·배달 물량도 달려
올해 초 축산업계를 강타한 구제역에 이어 여름맞이 긴 장마로 우유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생산자와 판매자, 소비자 모두가 ‘우유대란’을 겪고 있다.
갖은 악재로 원유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든데다 이상기후에 젖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우유 수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18일 도내 유통점 및 낙농가 등에 따르면 여주의 S목장은 서울우유에 1t 가량을 납유해야 하지만 지난달부터 지속적으로 10% 가량씩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연천 P목장은 태풍으로 산유량이 감소했던 지난해 초가을보다 생산량이 줄어든 상태다.
이같은 농가의 생산량 저하는 유통업체의 수급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우유 부족현상이 장마를 계기로 악화되면서 전년에 비해 입고되는 물량이 10%에 불과한 수준이며, 특히 자체 제작 상표인 PB상품은 전혀 생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 농협수원유통센터의 경우 구제역 이후 계속 부족했던 물량이 2~3주 전부터 더 심각해지면서 현재 전체 우유 물량의 20~25%가 반입되지 못해 주말이면 오후 7시께부터 결품(물량 부족으로 인한 품절)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동네 슈퍼들이 겪는 물량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 수원시 팔달구 B마트는 오후 4~5시께 우유가 품절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우유를 구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동네슈퍼를 오가며 이리저리 발품을 팔아야 하는 일이 부지기수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배달 물량마저 모자라 항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우유 공급량이 급격히 줄어 생산업체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중”이라며 “방학이 시작되는 이달 말까지는 공급대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날씨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아져 젖소농장마다 집유량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며 “각종 원자재 상승에 따른 생산비 증가로 마음놓고 생산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농가들도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