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자율형 사립고 확대 ‘멈칫’

시교육청 “인재 유출 막아야”… 사학법인들 “재정 부담” 신청 소극적

인천시교육청이 지역 우수 인재 유출을 막는 방안으로 자율형 사립고를 확대할 방침인 가운데, 현재 3~4곳이 거론되고 있으나 사학법인들이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13일 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우수 인재 유출을 막는 방안으로 자율형 사립고를 확대하기로 하고 올해 개교한 인천하늘고 이외에 내년까지 2곳을 더 유치, 각각 오는 2013년과 오는 2014년 개교할 계획이다.

 

자율형 사립고는 정부나 지자체 등으로부터 재정결함 보조금을 지원받지 않는 대신 교장에 대해선 학생선발권과 교육과정 자율편성권 등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

 

일각에선 학교 서열화를 조장하고 ‘현대판 학교 카스트 제도’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지만, 매년 평균 상위권 학생 395명이 다른 지역 특목고나 자사고 등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사학법인들의 재정상황이 안정적이지 않고서는 자율형 사립고 유치가 의지만으로는 될 수 없어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 지정에 필요한 재정기준은 정부나 지자체 등으로부터 재정결함보조금을 지원받지 않으며, 학교법인은 매년 학생으로부터 받은 수업료 및 입학금 총액의 5% 이상을 학교에 법인전입금으로 전출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역 사학법인들이 이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현재 지역 일반사립고 23곳 가운데 3~4곳이 신청을 검토하고 있지만 매년 수십억원을 쏟아 부어야 하는 학교법인들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A고의 경우, 수년 전부터 교장이 자율형 사립고 전환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여 왔으나 교직원들과 재단 측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대기업이 송도국제도시에 유치 의사를 비추고 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출자해 설립한 인천하늘고처럼 자사 직원의 자녀와 송도국제도시 주민 자녀 등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다양한 학교제도가 도입되는 추세에서 일부 사학법인들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자율형 사립고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반고에서 전환하거나 신설 유치 의지를 보이는 사립재단에 대해선 시와 경제자유구역청 등과 공조,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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