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민주 ‘호남 물갈이설’ 촉각

벌써부터 박근혜 수도권 출마론·중진 용퇴론 등 “살신성인” 목소리

한나라당이 11일 민주당 호남 중진들의 수도권 출마 선언 등 ‘기득권 포기와 물갈이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대 총선을 불과 9개월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의 이같은 움직임은 영남과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한나라당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는 “내년 1월쯤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공천 언급 자제를 요청했으나, 당 일각에선 원희룡 최고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맞물려 벌써부터 박근혜 전 대표의 수도권 출마론과 중진 용퇴론 등 ‘살신성인’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총선과 공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 공천문제가 정책보다 앞서 나오기 시작하면 정치권은 또 다른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며 언급자제를 요구하고, “공천문제는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1월쯤에 논의가 시작돼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공천보다는 정책에 우선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공천 이야기가 나오면 모든 게 블랙홀이 돼서 그 안에 다 빨려들기 때문에 7·8월은 최소한 공천보다 정책에 집중하고, 공천문제는 때가 되면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원칙과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그런 노력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남경필 최고위원(수원 팔달)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바야흐로 중원싸움에 돌입했다”며 “민주당 호남 중진들이 수도권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고, 한나라당도 중원을 차지하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된다”고 말했다.

 

남 최고위원은 이어 “정책이 우선이며, 아울러 인물도 필요하다”면서 “거기에 걸 맞는 행동양식, 정책과 인물, 행동양식 삼박자를 갖출 때 중원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공천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룰이 정해져야지 거기에 따라서 준비하지 않겠는가, 인재영입 부분에 대해서 이제는 슬슬 당내에서 논의하고 준비해야 된다”며 “국민경선을 하더라도 전략공천 비율이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원하는 좋은 사람들을 당내에 영입하는 부분도 같이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

 

특히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안철수 서울대 교수·이민화 전 기업호민관·방송인 김제동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당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20·30대와 소통할 수 있는 인재영입”을 주장했으며, 정두언 전 최고위원도 ‘박 전 대표의 수도권 출마선언’을 주장하는 등 당내 중진들의 기득권 포기와 물갈이 공천 주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